‘지진원인 지열발전소’ 극찬했던 광주시 왜 사업 접었나 5년전 민선 5기 강운태 시장 지열발전소 극찬 세계 9개국 시추기술 1조1000억원 수출 협약 시장 교체된 후 발전소 건립·수출 모두 취소 편집팀 tdh1234@naver.com

2019년 03월 21일(목) 17:19

지난 2017년 11월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이 지열발전소가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광주에서도 5년 전 지열발전소 건립을 추진하다가 무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민선 5기 강운태 광주시장이 지열을 이용한 에너지발전 시스템을 역사적인 일로 치켜세우며 1조원이 넘는 수출협약까지 주도했으나 결국 해프닝으로 끝났다.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4년 1월 민선 5기 막바지에 ‘심부지열(深部地熱)을 활용한 에너지 자유도시’ 조성을 추진했다.
광주시는 지열전문가인 미국의 서던 메소디스트대학 블랙웰 교수 등을 광주로 초청해 심부지열 활용 방안 발표회를 개최하며 지열발전소 건립 분위기를 띄웠다.
당시 강운태 광주시장은 심부지열 시추기술을 개발한 광주지역 A 중소업체에 대해 “광주시에 역사적인 일이 새롭게 시작됐다”고 극찬했다.
광주시는 당시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이 투자한 미국 알타락 에너지사와 3.5㎿ 규모의 심부지열 발전소 건설에 82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광주 제1하수처리장에 지하 6㎞ 이상을 시추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발표했다.
또 광주시는 A업체가 개발한 시추기술을 세계 9개국, 9개 기업에 4년간 10억8000만 달러(1조1000억원) 상당 수출하는 협약도 체결했다.
이에 앞서 광주시와 A업체는 지난 2013년 8월 워터햄머 방식으로 지하 3.5㎞를 시추하는 데 성공해 세계 최고기록을 세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민선 6기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이 윤장현 시장으로 바뀌면서 모든 사업이 중단됐다. 지열발전소 건립 추진에 상당한 행정력과 예산을 투입하고도 현재는 이렇다 할 해명 없이 말을 아끼고 있다.
당시 업무를 추진했던 실무자는 “광주는 지역 특성상 지열이 높지 않아 발전소의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해 사업을 중단했다”며 “포항 지진의 원인이 지열발전소의 영향으로 나타나고 있어 사업을 접은 게 오히려 다행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A업체는 “광주시가 사업을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고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광주시장이 교체되면서 사업 추진을 포기한 것이다. 시추공이 2개인 포항과 달리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시추공이 1개로 지진 발생의 우려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은 지난 20일 지열발전소 건립을 위해 지반에 구멍을 뚫고 고압의 물을 주입하자 단층이 가진 응력의 임계치를 넘어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발표했다.
/최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