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전문건설업계의 경영난을 해소하고 고질적인 하도급 부조리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지자체 차원의 하도급전담반 운영이 시급하다.
특히 전국의 상당수 광역지자체가 하도급전담반을 운영해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는데도 광주시는 업계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광주시와 전문건설업계에 따르면 광주권에서 발주한 공사의 외지업체 수주 실적이 날로 늘어나는 반면, 지역 전문업체의 하도급 수주 비율은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광주시 발주 관급공사의 지역업체 하도급비율이 그나마 83.7%에 달하지만 민간분야는 이에 턱없이 못미치는 실정이다.
이는 수도권 등 외지 대형업체들이 지역의 굵직한 공사를 수주한 뒤 연고가 있는 협력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광주지역 전문건설업체들이 하도급 수주에서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외지업체들은 공사 수주 전부터 하도급을 내줄 협력업체들을 끼고 들어온다는 게 건설업계의 공공연한 사실이다.
전문건설업의 원도급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도입한 ‘주계약자 공동도급 발주제도’도 지난해 광주에서는 단 한 건도 발주되지 않아 서울(142건), 부산(62건), 전남(22건) 등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로 인해 광주지역 전문 건설업계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불공정계약이나 임금·장비대금 체불 등 하도급 부조리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지역 전문건설업계에서는 광주시가 하도급전담반을 구성해 지역업체 수주비율 확대와 하도급부조리 근절 등에 나서줄 것을 요구해 왔지만 실현되지 않고 있다.
전국 16개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하도급 전담부서를 둔 곳은 서울시와 부산시, 대전시 등 특·광역시를 포함해 12곳에 달한다. 이들 지자체에서는 지역업체의 수주환경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광주시회도 지난해 하도급전담반 구성을 광주시에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광주시는 대신 분기당 한 번씩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점검반을 가동하고 있다.
전문건설업계 관계자는 “지역의 중소 건설업체를 보호하고 하도급 불공정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관계 공무원과 전문가, 전문건설협회 등이 참여하는 하도급 전담반 운영이 필요하다”며 “지역 산업구조에서 비중이 큰 건설업이 살아야 지역경제도 활성화되고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지역업체의 하도급 비율을 높이기 위해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조례‘에 의거, 현장 지도점검을 강화하고 있다”며 “타 시·도도 명칭만 하도급 전담부서로 할뿐, 운영체계는 대동소이하다”고 말했다.
/최규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