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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말까지 숙고하라”… 파국 대신 여지 남겨둔 스톡홀름 협상

7개월만에 북미 상견례… 또다시 ‘제자리 걸음’
北 “결렬됐다” 언급했지만 연말까지 대화 열어놔
美 새로운 해법 없었나… 北 초반 ‘기싸움’ 관측도
북미대화 파국은 아냐… 한번에 접점 찾기 어려워
촉박해진 北美시간표… 늦어도 내년 2월 마지노선

2019. 10.06(일) 17:50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노딜’(no deal) 이후 약 7개월 만에 마주 앉은 북미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또다시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북한 측은 이번 실무회담에 대해 실망감을 표현하며 “결렬됐다”고 주장했지만, 비핵화와 상응조치를 두고 양측이 향후 치열한 물밑접촉과 협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북한 협상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이번 협상”이라고 표현하면서 “(미국에)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 볼 것을 권고했다”고 말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북미 대화가 파국으로 치달았다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라는 지적이 함께 나온다. 향후 북미가 어떻게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관심이 모인다.
앞서 김명길 대사는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실무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스톡홀름 회담은 우리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결렬됐다 “며 “이에 대해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협상이 아무런 결과물도 도출해내지 못하고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한 데 있다”며 “우리가 이미 미국측에 어떤 계산법이 필요한가를 명백히 설명하고 시간도 충분히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빈손으로 협상에 나온 것은 결국 문제를 풀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 측이 우리와의 협상에 실제적인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라 협상을 중단하고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볼 것으로 권고했다”면서 “이번 조미(북미) 실무협상이 실패한 원인을 대담하게 인정하고 시정함으로써 대화 재개의 불씨를 살리든가 아니면 대화의 문을 영원히 닫아버리든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사의 기자회견은 일차적으로 미국 측의 ‘계산법’에 대한 실망으로 읽힌다. 북미는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헤어졌다.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을 향해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북미 정상이 지난 6월30일 판문점에서 ‘깜짝 회동’을 가지면서까지 실무협상을 조속히 재개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7개월 만에 어렵게 실무협상을 재개했음에도 북한 입장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라고 할 만한 성과물이 없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일방적이고 구태의연했다고 주장하고, 빈손이라는 표현 등을 한 점에서 하노이 셈법에서 진전된 대응 수단을 미국이 가지고 나가지 않았다는 것으로 읽힌다”며 “하노이 셈법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동엽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 보면 ‘하노이 트라우마’가 있어서 큰 것을 얻기보다 확실한 것을 얻는 게 중요하다”며 “가시적으로 손에 잡힐 것을 미국이 가져오지 못 했다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미국이 정말 빈손으로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북한 입장에서 받아들이기에 최소치에도 충분치 않았을 것”이라며 “미국만 ‘영변 플러스 알파’(+α)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도 ‘플러스 알파’(+α)를 요구하고 있다. 북미 모두 적게주고 많이 받으려고 하니 애당초 쉽지않은 협상이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미 정상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통해 ▲새로운 관계 설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등에 노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번 실무협상은 6월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구체화하고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비롯한 체제 안전보장 문제와 더불어 제재 완화 등과 관련된 카드들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다만 북한이 이번 협상에 대한 ‘실망감’을 강하게 표현해 일정 부분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과정이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지만, 북미 대화의 파국으로 곧장 연결짓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미가 합의점을 찾지 못했지만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북한이 협상 결렬을 선언한 것은 기싸움의 전형”이라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북미 실무자간 상견례 협상에서 합의문이 나왔다면 북핵문제가 26년간 지속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상견례 협상 한 번만으로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대사는 협상을 끝낸 것이 아니라 아니라 ‘중단’한다면서 “연말까지 좀 더 숙고해 볼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또 “대화 재개의 불씨를 되살리는가 아니면 대화의 문을 영원히 닫아버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면서 대화가 여전히 열려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 역시 성명에서 “미국과 북한의 70년에 걸친 한국전쟁과 적대관계의 유산을 주말 단 하루의 회담으로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것들은 중대한 현안들이며 양국 모두의 강력한 의지를 필요로 한다. 미국은 그러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4일(현지시간) 스톡홀름에서 열린 예비접촉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끝났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마크 램버트 국무부 대북특사와 권정근 북한 외무성 전 미국국장이 참석한 예비접촉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생산적인 대화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상견례 성격의 첫 실무회담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제3차 북미 정상회담까지 가는 일정이 복잡해진 측면은 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성명에서 스웨덴 측이 2주 내에 스톡홀름에서 다시 만나도록 초청했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아직 이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북한 입장에서는 본국에 보고를 마치고 다시 전략을 논의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조만간 담화나 성명 등을 통해 북미 협상 관련 메시지가 발신될 수 있지만 시일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가 국내외 여론 탐색전을 통해 입장을 정리하면 이르면 10월 중에도 실무협상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10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배제할 수 없다. 협상이 더 미뤄질 경우 11월 미국 대선 레이스가 시동을 걸고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까지 더 짧은 시간 안에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 부담이 양쪽 모두에게 걸린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10월 중에 두세 차례 만난다고 하더라도 북미회담을 연계시키는게 쉽지 않은 스케줄”이라며 “내년 2월 정도가 미국에서는 전국 대선 일정들이 시작되는 일정이다. 그때가 되면 유세 레이스가 시작되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시간이 있지만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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