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규모의 김양식인 만호해역 어업권을 둘러싼 전남 해남과 진도지역 어민들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진도군 의신면 어촌계장협의회는 오는 19일 전남도청에 이어 25일 의신면 해상에서 '만호해역 어업권 반환'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29일 해남어민들의 만호해역 해상시위와 3일 전남도청 앞 집회의 맞불 성격으로 향후 파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어촌계장협의회 엄절용 회장은 “해남 어업인들이 법과 질서를 인정하지 않고 만호해역의 어업권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불법으로 바다를 점유하는 사태를 더는 두고 보지 않겠다”고 강경입장을 보이고 있다.
어업권 갈등을 빚고 있는 만호해역은 해남군 송지면과 진도군 고군면에 위치해 있다. 바다경계선을 기준으로 진도수역이 80%, 해남수역은 20%를 차지한다.
이 곳은 해남 어민들이 지난 1982년부터 김 양식시설을 설치해 사용했다. 이후 1994년 진도군수가 어장이용 개발계획을 수립해 전남도의 승인을 요청했지만 해남지역 어민들이 반발하면서 분쟁으로 확산됐다.
급기야 무력충돌까지 이어졌던 갈등은 지난 1994년 일부를 해남어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합의됐다.
이후 정식 어업면허로 변경된 2000년에는 진도군수협이 면허권을 갖고 해남군 수협이 행사계약을 통해 1370㏊를 해남어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어업권 1차 유효기간이 종료되는 2010년 진도군이 해남어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1370㏊의 어장반환을 요구하면서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분쟁은 김 양식장 1370㏊은 해남어민들이 10년 연장해 2020년까지 사용하고, 진도군은 신규로 1370㏊의 어업면허를 부여받는 것으로 종료됐다.
문제는 2차례 걸친 어업권 유효기간이 지난 6월7일로 끝나면서 해남지역 어민들이 김양식장 시설을 철수해야 할 처지에 놓이면서 또 다시 법정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해남지역 어민들은 “만호해역 어업권은 선조부터 이어져 온 삶의 터전을 지키는 생존권의 문제”라며 “만호해역을 이용하지 못할 경우 174명의 어민들은 파산위기는 물론 수협 융자금 반환, 수백 척의 어선기능 상실 등의 2차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하고 있다.
반면, 진도어민들은 바다 어업권의 신규 면허가 중단된 상태에서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어민들이 전복 양식에서 김 양식으로 전환하는 현상이 증가하고, 귀어를 희망하는 어업인들의 터전이 부족해 어업권 반환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엄 회장은 “해남어민들이 이제와서 반환을 거부하는 것은 그 동안 베풀어준 진도어민들의 선의를 저버리는 행위”라며 “진도 어민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