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논쟁화로 가는 역사와 보훈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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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28(월) 17:01
칼럼
이념논쟁화로 가는 역사와 보훈문제
김철수 아동문학가·美CUC대학교 부총장
  • 입력 : 2020. 09.13(일) 16:45
9월에 접어들었다. 매미소리가 가을밤을 자연의 오케스트라로 울려 퍼지는 것을 실감한다.
금년은 예기치 않는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 전염병이 지구촌에 무차별로 기승을 부리며 휘젖고 다니는 바람에 삶의 현장은 쑥대밭이 된 느낌이다.
그리고 그 후유증은 사람들의 일상생활마저 송두리째 앗아가 불편함이 도를 넘어 고통의 연속으로 지속되고 있다.
거기에 다가 설상가상으로 태풍과 수해로 인한 자연재해로 인해 도로가 붕괴되고 가옥이 침수되어 가뜩이나 힘들고 어려운 가운데서 숨을 헐떡거리며 하루하루를 살아오던 서민들은 아예 희망을 잃고 땅바닥에 주저앉아 망연자실한 채 절망 속에서 한숨과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게 오늘날 현실이다.
그런데 더 답답하고 분노가 솟아오르는 일이 국가가 주최하는 광복 75주년기념식장에서 있었다. 국론을 분열시키고 역사를 이념논쟁화로 이끌어가는 김원웅 광복회장의 기념사 때문이다.
그는 기념사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이승만’이라고 호칭하면서 “친일파와 결탁했다”고 폄하(貶下)했다.
그리고 “초대 육군참모총장부터 무려 21대까지 한 명도 예외 없이 일제에 빌붙어 독립군을 토벌하던 자들이 육군참모총장이 됐다”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친일파의 나라가 됐다.” “민족을 외면한 세력이 보수라고 자처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라고 하면서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선생을 거명하면서 “민족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國歌)로 정한나라는 전 세계에 대한민국 한 나라뿐”이라고 했다. 그는 MBN인터뷰에서 “다른 나라들도 국가를 바꾸는 경우가 있다”고 하면서 김원웅은 “친일 반민족 인사들이 (서울)현충원에 안장돼 있다”이들의 묘를 이장하게 하거나 묘지에 ‘친일행적 비’를 세우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그의 주장을 다른 장소도 아니고 8·15 해방 75주년 기념식장에서 기념사로 내뱉은 그의 망언을 들으며 국민들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분통해 한 경우가 수를 헤아릴 수 없었을 것이다. 이건 내용자체가 기념사일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이 어렵고 힘든 시기에 온 국민이 나라를 위해 똘똘 뭉쳐 일제의 36년 동안 압제 속에서 해방을 맞은 이날을 기리고 새로운 희망을 갖고 앞으로 나가자는 내용이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태어나 태를 묻고 자라며 오늘이 있기까지 알게 모르게 보호와 혜택을 누려온 자신의 조국에 대한 배신의 독설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말을 어떻게 기념사라고 인정을 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가운데서나마 국민들에게 한 가지 위로가 된 말은 원희룡 제주지사가 같은 날 제주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여 김원웅의 기념사 내용에 대해 “국민 편 가르기에 동의할 수 없다”는 즉석연설이다.
“이승만은 친일파와 결탁했다”는 등의 김원웅의 주장이 편향적이라고 정면 반박한 것이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일제강점기에 복무 경력이 있는 일부 인사를 1948년 8월15일 처음 세운 대한민국 정부기관에서 일하게 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하지만 이승만 대통령은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을 지냈고 평생 동안 독립운동을 한 인물임도 역사적 사실 아닌가? 그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일본과 이승만 라인이라고 불리는 평화선을 선포해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굳힌 지도자이기도 하다. 6·25 사변 때도 이승만 대통령은 휴전을 거부하고 북진통일을 주장하며 반공포로를 과감하게 석방함으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정신병자라는 말을 듣기도 한 애국자이다.
미국은 이승만대통령 제거 음모를 꾸미기도 했던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헌신한 의식 있는 친미지도였다. 국부로 마땅히 존경받아야 할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친일파로 몰아붙이는 김원웅의 기념사를 직접 듣고도 이에 대해 일언반구의 언급조차 없는 문재인 현 대통령의 국가관은 문제가 없는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에 대한 언급을 주목해 볼만하다. “우리의 국운(國運)과 직결된 국제질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 분명한 국가의 목표와 유효한 전략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념 편향과 진영중심의 국정운영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이 누적적으로 쌓였고 이에 따른 국민적 분열과 사회 갈등이 국력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고 있다”라는 통찰력 있는 지적은 문재인 대통령이 귀담아 들어야 할 국가 원로의 충언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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