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8월 집중호우로 5명이 숨진 전남 곡성 산사태를 인근 도로 확장공사 현장에 안전시설물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발생한 인재(人災)로 잠정 결론 내렸다.
전남 곡성경찰서는 도로확장 공사 과정에서 허술한 안전 관리로 산사태가 발생, 인근 주민을 숨지게 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 등)로 시공·감리업체 관계자와 발주처 공무원 등 9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올해 2월부터 착공한 곡성 오산면 일대 국도 15호선 확장 공사 과정에서 시공·감리·관리 감독 등 업무를 소홀히 해 산사태 인명 사고를 발생케 해 주민 5명을 숨지게 한 혐의다.
조사 결과 시공사는 확장 공사 과정에서 비탈면 안전 검사 등을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폭우 대비 방수포 등 안전 시설물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리업체는 이 같은 현장 주변 산사태 위험 요인을 확인하지 못했으며, 공사 발주처인 전남도 도로관리사업소 역시 관리 감독에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폭우로 공사현장에 유입된 많은 양의 빗물로 인해 옹벽 기초 지반이 침하하면서 도로 구조물인 보강토 옹벽이 붕괴, 산사태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또 해당 확장 도로 구간이 비포장 상태였던 점, 지형 경사도, 공사 현장보다 낮은 지형에 주택이 모여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업무상 과실 책임이 있다고 봤다.
특히 당시 곡성지역 등에 많은 비가 예보됐음에도 적절한 대비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사고 직후 합동수사팀을 꾸린 경찰은 전문가와 현장 조사를 벌이는 등 다각적으로 수사했다. 수사 중 확인된 공사 과정상 문제점 등은 관계기관에 통보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8월7일 오후 8시29분께 곡성군 오산면 국도 15호선 확장공사 현장 인근 성덕마을 뒤편 야산 일부가 폭우로 무너져 주민 5명이 숨졌다.
/이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