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9일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 16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 법원이 ‘각하’ 판단을 내린 데 대해 날 선 비판을 제기했다.
백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법원 판단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판결문을 보면 지난 2018년 대법 전원합의체 소수의견을 그대로 따른 것으로, 일본이 그동안 주장해왔던 논리와 일맥상통하는 내용이 너무나 많다”고 지적했다.
백 최고위원은 “그동안 법원은 대법원 판단이 있으면 그걸 존중하는 형태로 결정이 내려왔다. 근데 이번은 각하 결정했단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특히 (판결문 중) ‘제국주의 시대 강대국의 약소국 병합이 국제법상 불법이란 주장은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실정법으로 인정받지 못한 게 현실이다’ 이런 표현은 일본 측 변호사가 할 법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고의 청구가 인용돼 확정될 경우 일본의 다양한 압박이 예상되고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압박을 뿌리치기가 힘들 것’ ‘대법 전원합의체 판결이 국제 중재나 재판의 대상이 되는 것이, 사법 신뢰에 손상을 입게 되고 한국 위신이 추락하고 일본과의 관계가 훼손되고 한미동맹 훼손으로 이어진다’ 이런 표현들은 판사가 쓸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왜 판사가 국제 정세를 걱정하고 대한민국의 국격을 따지며 판결하나. 왜 재판부가 역사를 재단하냐”며 “지난한 역사의 싸움을 억울한 피해자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법원은 사실관계에 기초한, 역사의식이 반영된 법리적 판단을 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날 이용빈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보다 과거 전범국가의 국익을 우선한 처사야말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추락시키는 일”이라며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내린 판결과 배치되는 판결로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납득하기 어렵고 국민 정서와도 동떨어진 판결”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