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창조의 호르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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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29(목) 17:30
칼럼
사랑과 창조의 호르몬
문민용 논설위원
  • 입력 : 2021. 07.21(수) 16:25
“남자는 자기 옆구리에서 없어진 갈빗대를 찾기 전까지는 몸부림을 치고 여자도 남자의 품 안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몸부림을 치게 된다. 왜냐하면, 그녀는 그곳에서 나왔기 때문이다.”라고 고대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종교 개혁가 마르틴 루터는 자기 아내를“나의 갈빗대, 키티.”라고 불렀다고 한다.
부부가 서로의 부족함을 깨닫고 아끼며 상대방의 필요를 충족시켜 주려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때 타인과 하나님의 축복을 받는 부부가 된다. 둘이 아니라 한 몸인 것이다. 어떤 문제가 생겨도 상의할 수 있고 그 누구보다도 가까운 사이로 실패할 때나 행복할 때나 함께 나누고 대화나 소통을 통하여 어떤 문제도 무난히 해결할 수 있다. 그러므로 부부는 서로의 것이다. 서로의 마음과 몸을 보여주고 비밀과 위선이 없는 것이 결혼의 진정한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 중년 부부가 있었는데 그만 아내가 수술이 잘못되어 실명하고 말았다. 그 후 남편은 매일 같이 아내의 직장까지 출근시켜주고 일과가 끝난 후에는 집까지 데리고 왔다. 그러던 남편이 어느 날 서로 직장이 너무 머니까 혼자 출근하라고 아내에게 말했다. 아내는 너무나 섭섭했고 배신감까지 느꼈다. 그리곤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한 후 다음 날부터 혼자 출근하기 시작하였다. 지팡이를 짚고 버스를 타면서 많이 넘어지고 울면서 혼자 다니는 훈련을 시작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진 2년 후쯤 어느 날 버스 기사가 이 부인에게 말했다.
“아줌마는 복도 많소, 매일 남편이 버스에 함께 앉아 있다가 직장 건물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지켜보고 등 뒤에 손을 흔들어 주며 보이지 않는 격려까지 해주니까요”
이 말을 들은 부인은 통곡했다.
사랑의 호르몬인 도파민의 작용이 계속되면 상대를 끌어안거나 고백을 하지 않고는 못 견디게 만드는 ‘페닐에틸아민’이 분비된다.
그 단계에서는 ‘바라만 보아도 행복한 그대’로서는 충족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죽을 것만 같은 행동이 일어나게 된다. 흔히 삼각관계에서 일어나는 ‘사랑의 투쟁’도 이 호르몬 때문에 생겨나고 뜨거운 열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상사병에 걸리는 것도 이 호르몬 때문이다.
반대로 페닐에틸아민의 분비가 부족한 사람은 행동력이 떨어지고 모든 감정이 머릿속에만 머물게 되어 공상과 우울증에 빠지게 된다.
‘사랑과 창조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도파민은 뇌 속에 감동과 쾌감이 생기게 하는 신경 전달 물질로, 좋아하는 사람이 눈앞에 나타남과 동시에 대량으로 분비된다.
엔도르핀은 동물의 뇌 등에서 추출되는 모르핀과 같은 진통 효과를 가진 물질로, 사랑하는 내내 분비된다. 쉽게 말해 콩깍지를 유지 시켜주는 호르몬으로, 슬픔과 고통을 잊고 쾌락을 느끼게 해 남녀관계가 지속할 수 있는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런던대 교수팀은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뇌에서 비판적인 사고와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편도체 뒤쪽은 비활성화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의 외모나 행동에 결점이 있어도 사랑하면 눈에 콩깍지가 씌어 잘 보지 못하게 된다는 말이 증명된다.
누군가를 좋아할 때 먹지 않아도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식욕을 억제해주는 효과가 있는 페닐에틸아민이 대량으로 분비되기 때문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에는 육체적 매력이나 소유욕, 탐닉, 통제, 질투 등 격렬한 정서들이 결합 되어 있다. 그래서 죽고 못 살 것 같은 사랑이 우당 탕탕한 굉음을 내면서 질투의 화신으로 변해 한순간 속절없이 무너져내리기도 하는 것이다.
오늘의 주역인 페닐에틸아민 마약 물질이 감소해버렸다고 이해하면 된다. 그래서 난데없는 변화가 일상의 균형을 짓이겨놓고 사랑의 여파가 오랜 여진을 남기기도 한다. 이런 여러 행동 패턴이 모두 ‘호르몬의 마술’이다.
첫눈에 반한다는 것도 사실 운명이라기보다는 페닐에틸아민에 의한 반응이다. 페닐에틸아민은 특히 시각적 자극에 반응해 어떤 사람이 마음에 들었을 때 우리를 흥분시키는 기폭제가 된다.
페닐에틸아민이 좋은 역할을 하는 것만은 아니다. 과유불급(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뜻)이라는 말처럼 이 호르몬이 과다하면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될 수 있다.
사랑의 감정이 방해받거나 마음대로 풀리지 않을 때 짜증이 늘어나는 것도 이 호르몬의 영향 때문이다.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으면 우리의 마음에 애정이라는 것이 싹트지 않는다. 도파민을 ‘사랑과 창조의 호르몬’이라고 부른다.
사랑하고 감동과 쾌감을 느끼고, 지적인 희열을 맛보는 것은 ‘감동의 샘’이라고 할 수 있는 도파민 덕분이다.
불법적 마약과 달리 체내 생산물이다. 이런 측면에서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페닐에틸아민에 의해 합법적으로 마약에 취하는 것이다.
인체의 능력은 무한하다. 즉 합법적으로 마약과 같은 각성제가 생산되는 거대한 화학 공장의 구실도 한다.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알고 관심을 가지면 불법적인 마약에 접근할 필요가 없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기다릴 수 있으며 조절하여 즐겁게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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