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고삐 풀린’ 주민숙원사업비 또 편성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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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20(수) 17:54
사회
광주 북구, ‘고삐 풀린’ 주민숙원사업비 또 편성하나
의원 재량 따라 ‘쌈짓돈’ 지출… 행안부·감사원 폐지 권고
계약 비위 연루 수사 결과까지… 3000만 원씩 편성 추진
  • 입력 : 2021. 09.23(목) 17:39
광주 북구가 각 사업 부서 예산에서 일정 금액을 구 의원 개인 몫으로 정기 배정해 자유롭게 지출할 수 있도록 하는 주민 숙원비, 이른바 ‘의원 재량사업비’ 편성을 놓고 고심에 빠졌다.
편성·집행이 불투명한 선심성·음성적 예산으로 전락해 행정안전부 폐지 권고가 있었고, 의원 계약 비위 연루에 악용됐다는 수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23일 광주 북구 등에 따르면, 구는 오는 12월 구 의회 회기 중 상정할 ‘2022년도 본 예산안’을 편성하고 있다.
기안 단계지만, 북구는 ‘관례대로’ 8대 의원 1명 당 주민 숙원사업비 명목의 3000만 원을 각 사업 부서에 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의원·재량·포괄 사업비로도 불리우는 주민숙원사업비는 지자체 회계에 따로 남지 않고 실·국 일반 사업비 안에 일정 금액이 포함되는 예산이다. 의원들은 배정 한도 내 각 사업부서에 나눠진 사업비를 재량껏 쓴다.
실제로 최근엔 주민 숙원 사업비 명목의 경로당 안마의자 지원의 구체적 내역이 공개돼 논란이 재점화됐다.
주무 부서가 관련 조례에 따라 경로당 비품 지원·시설 개선에 드는 예산을 ‘민간자본사업보조금’ 명목으로 지원했지만, 실제로는 의원들이 ‘지역 민원’을 근거로 자기 몫의 ‘주민 숙원 사업비’에서 보조금을 지출토록 한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의원들이 업체 선정에도 구체적으로 관여하며 같은 안마 의자 기종인데도, 납품 단가 차이가 발생하면서 ‘의원 쌈짓돈’을 둘러싼 온갖 잡음을 낳았다.
정확한 소요 예측에 따른 구매가 아니고 공공비품 입찰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납품 과정조차 불투명해 혈세 낭비 의혹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해당 예산은 말 그대로 ‘의원 재량’에 따라 쓰인다. 실제로 안마 의자 외에도 게이트볼 장비, 반신욕기 등을 구입하는 데에도 썼다. 의원들은 지역구 또는 자신의 아파트 놀이터·체육시설 개보수와 환경 정비에도 ‘생색내기’로 예산을 지출했다.
행정안전부와 감사원도 예산 쓰임새·범위·기간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고 의원 재량으로 쓰이는 ‘포괄사업비’가 예산 오·남용을 불러온다는 점을 우려, 편성 폐지를 권고해왔다.
불투명한 편성·집행 절차를 거친 ‘쌈짓돈’ 성격의 예산을 지출의 합목적성, 형평성, 공익성을 따지지 않은 채 낭비했다는 지적이 거세다.
/명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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