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 아픈 “공기업의 고용세습” 편집팀 tdh1234@naver.com |
| 2013년 11월 20일(수) 17:29 |
시인 / 자유기고가
공기업의 설립배경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이 할 수 없는 공익적? 행정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설립한다. 따라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공기업이 존재한다고 단순하게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295개의 공공기관이 약 500조원의 빚을 지고 있는 현실에서도 복지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한다면 공익적 기능을 누가 믿어주겠는가? 공기업의 단체 협약 사항엔 특별휴가의 항목만 13개가 되고, 특별퇴직금, 시중금리보다 낮은 주택자금 대출 이자율, 등록금이 비싼 특목고에 진학한 자녀에게 학자금 전액 지원, 비리 퇴직자에게 과다한 퇴직금 지급, 직원용으로 쓰이는 초호화 별장 등등이 있다니 종류가 참 많기도 하다. 하지만 들으면 심장이 뛸 일이 또 있다. 일명 “공기업의 고용세습”이다. 왜 등골이 휘도록 거친 바람맞으며 논밭에서 일하겠는가? 왜 풍랑이는 바다에서 배를 타는 위험을 감수하겠는가? 대부분 자식 잘 키우려는 일념으로 수고와 위험을 감내할 것이다. 한데 그렇게 키우는 자식들에게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 할텐데 부모가 공기업에 종사했다는 이유로 채용에 특혜가 주어진다면 그리고 직장이 대물림된다면 어찌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라고 할 수 있겠는가? 단체협약에 이같이 가족 우선 채용 조항을 두고 있는 공공기관은 40곳이 넘는다고 한다. 그중 15개 기관은 업무 외 개인적인 이유로 사망해도 자녀와 배우자를 우선 채용하도록 하고 있고, 4곳은 본인이 정년퇴직한 경우 가족을 우선 뽑기로 되어 있다고 한다. 직원들의 임금이 턱없이 낮아서 이런 특혜를 주는 걸까? 평균연봉이 30대 대기업 평균보다 많은 6,000-8,000 만원대에 이른다고 하니 “신의 직장”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겠는가? 물론 그렇지 않은 공공기관도 당연히 있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그런 행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공기관의 입사를 위해서 이력서를 깨알같이 작성하고 새 옷을 맞춰 입고, 긴장하며 시간을 투입하는 우리의 젊은 청년들을 생각해보자. 이들을 들러리 세우며 퇴직자 자녀를 우선 채용하며 우롱하는 일들은 개혁되어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아도 공기업의 과도한 부채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서 국가의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고 국민적 우려를 사고 있는 현실이다. 심지어 무디스는 “ 과도한 공기업 부채가 한국 국가 신용등급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12년 기준 국가채무가 443조원이고 공공기관이 떠안고 있는 부채가 493조원이라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왜 공기업의 개혁은 지연되고 도덕적 해이는 계속되고 있는 걸까? 첫째는 낙하산 인사로 인한 폐해다. 낙하산 인사로 도덕적인 약점을 잡히면 노조와 임직원들을 달래려니 여러 가지 선심성 복지를 눈감을 수 밖에 없다. 둘째는 공기업의 경영이 정치적 고려로 인한 자율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권이 추구하는 국정과제들을 무리하게 공기업에 떠맡기고 정권이 공기업을 정책 시녀화해서 방만한 경영을 눈감아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공공기업 구성원들의 집단이기주의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요즘 전남 장성군 황룡면에 있는 박수량 백비에 공무원들과 젊은이들이 연수차 많이 참배한다고 한다. 아곡 박수량선생은 중종 때 벼슬이 호조판서에 이르는 등 38년 동안 공직생활을 했음에도 도성에 집 한 채를 장만하지 못했다고 한다. “시호도 주청하지 말고, 묘 앞에 비석도 세우지 말라”는 유언으로 임금이 하사한 비문 없는 ‘백비’를 세웠는데 오늘날 공직자들의 연수처로 많이 애용되고 있다고 하니 부디 선공후사(先公後私)와 청렴정신(淸廉精神)이 이 나라의 공직사회를 정화하면 좋겠다.
편집팀 tdh12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