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지순례가 뭐길래?…여행 제한에도 왜 강행했나 “안전불감증이 부른 예고된 악재” 편집팀 tdh1234@naver.com |
| 2014년 02월 17일(월) 18:35 |
치안이 불안한 지역으로의 한국인 단체관광이 줄을 잇는데도 정부가 이를 간과했다는 것이다. 급증하는 기독교 성지순례 수요에 반하는 여행사들의 낮은 서비스와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17일 종교계와 여행업계 등에 따르면 이집트와 인근 5개국(이스라엘·요르단·터키·사우디아바리아·그리스)을 성지순례 하는 여행객 수는 연간 2만5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80% 가량이 우기철인 1~3월에 몰린다.
성지순례 특성상 길게는 2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최소 15명에서부터 많게는 35명까지 팀을 꾸려 가게 된다. 여행객 평균 연령도 50대가 넘는다.
아무래도 선뜻 여행을 가기가 쉽지 않다보니 테러·전쟁 등 위험 요인이 많더라도 정해진 일정에 맞추려는 경향이 큰 셈이다. 게다가 일정상 변수가 생겨 해약·취소 하더라도 경비 불이익을 고객이 감수해야 한다는 점도 원인 중 하나다.
성지순례 전문 I여행사 관계자는 “우기인 10~3월 기간 중 연말(10~12월)에는 국내에서 보내려다 보니 성지순례 여행객이 1~3월에 몰린다”면서 “신앙심을 고취하려고 2년여 간 준비해 성지 소재지를 찾아가는 것이라 위험을 무릅쓰고 강행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성지순례 전문 J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사에서 10여명의 단체 여행객을 모아 단가를 낮추는 패키지 방식이 아닌 계나 교회 모임을 통해 직접 여행사를 고르는 ‘인센티브 시장’이어서 취소시 고객이 지는 부담이 적지 않다.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예정대로 떠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안전 불감증’이 불러온 인재(人災)라는 지적도 있다. 이번 테러 지역이 2년 전 한국인 피랍 사건이 일어난 곳임을 알면서도 ‘설마 나한테 일어나겠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사전 설명회 등을 통해 위험한 지역임을 인지하고 떠난다”면서도 “(사고라는 게) 예측 불가능하다 보니 여행사도 여행객도 ‘설마’하는 심정을 갖는다”고 귀뜸했다.
정부의 뒷북 대응을 문제삼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성지순례를 막을 강제성이 없긴 하나, 외국인 납치와 테러 공격이 빈번해 ‘3단계(여행제한)’ 지역으로 지정한 만큼 좀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블로그 아이디 ts***는 “과거 분당 우물교회가 남긴 성지순례의 폐해를 교훈 삼았다면 현지 관광상품은 근절돼야 마땅했던 것이었고, 이번 테러 사건도 사전에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다”는 글을 남겼다.
정부는 17일 새벽에야 이집트 시나이반도에 대해 여행 철수·금지 혹은 연기를 권고하는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했다. 발령 기간은 기본 1주일로, 상황 종료 전까지 자동 연장된다.
충북 진천군 덕산장로교회는 성지 순례 일정을 취소했다.
편집팀 tdh12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