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도 못막는 혈육에 대한 그리움

누운채 주사맞으며 집결…오늘 이산가족 감격의 상봉

편집팀 tdh1234@naver.com
2014년 02월 19일(수) 18:43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19일, 우리측 상봉자들은 고령과 건강 악화에도 혈육과의 만남을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 동두천에 사는 김섬경(86)씨는 이날 오후 우리측 상봉자 집결지인 강원 속초 한화콘도에 이동식 침대에 누운 채 수액주사를 맞으며 도착했다.
전날 속초에 도착한 김씨는 감기증세로 쓰러졌지만 아들 진천(66)씨와 딸 춘순(67)씨를 만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이날 오후 1시20분께 도착했다.
북한에 사는 조카 2명을 만나는 박춘재(72)씨는 퇴원한지 얼마 안돼 불편한 몸을 이끌고 숙소에 도착했다. 박씨는 최근 자택에서 쓰러져 20여일 동안 입원 치료를 받은 뒤 2∼3일 전에 퇴원했다. 지팡이를 짚고 도착한 박씨는 "못 볼 줄만 알았던 조카들을 보고픈 마음에 몸이 불편해도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황해도 옹진 출신 김명복(65)씨는 누나 김명자씨와 고모 김창숙씨, 4촌 리순녀씨를 만나 10년 전 사망한 부친의 유언장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유언장에는 누나를 꼭 찾으라는 내용과 황해도에 남겨둔 부동산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북에 있는 큰딸을 만나러 가는 박운형(92)씨는 종합감기약, 진통제, 영양제, 마스크, 우황청심환 등을 준비했다. 박씨와 동행하는 아들은 "우리는 보다시피 기쁘다기보다는 침울한 표정이다. 내일 모레 헤어질 때의 그 아픔, 절실함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며 "아버지가 92살이신데 충격 먹을까봐 벌써부터 걱정이다. 대통령께서도 그런 말씀하셨으니까 이런 상봉행사보다 서신왕래라도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경옥(85)씨도 건강검진을 앞두고 마른기침을 계속 했다. 상봉 수속을 밟으러 간 딸을 기다리던 허씨는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전날 링거 주사를 맞고 왔다. 어제 잠을 제대로 못 잤다"고 털어놨다.

대구에서 온 표보패(85)씨도 "다리와 허리가 아파 지팡이를 짚고 왔다. 휠체어 타고 동생을 만나야할 것 같다"며 "다리 연골 수술을 해서 오래 서있지 못한다. 동생이 마음 아파할 텐데"라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는 이산가족 상봉 개시를 앞두고 차질 없이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상봉일정 중 남북적십자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2010년 11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대면 상봉이 이뤄지는 이번 1차 만남은 82명의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와 동반가족 58명이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북한 금강산에서 북측 이산가족과 상봉한다. 2차 상봉은 북측 상봉 대상자 88명이 남측 가족 361명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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