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고교생 체벌 후 뇌사…학교측 은폐

학교측, 꿀밤 2대 정도…하루 전날 구토 증상 조퇴 건강 상태 의심

편집팀 tdh1234@naver.com
2014년 02월 23일(일) 18:16
가족들, 같은반 친구 교사 체벌 재현 동영상·조퇴 조작 의혹 제시
전남 순천에서 고등학생이 체벌을 받은 뒤 뇌사상태에 빠지자 학교 측이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순천 금당고 교사 A(59)씨는 지난 18일 오전 8시30분께 자신이 담임으로 있는 교실에서 지각했다는 이유로 송 모(18)군의 머리를 두 차례 벽에 부딪히게 한 혐의로 순천경찰서에 22일 불구속 입건됐다.
송군은 이날 같은 반 친구 30여 명이 보는 앞에서 체벌을 받았으며, A교사는 송군이 벽에 머리를 살살 부딪치자 ‘뭐하느냐’며 직접 송군의 머리를 잡고 2∼3차례 벽에 소리가 날 정도로 부딪히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오후에도 청소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여m 되는 복도에서 오리걸음으로 걷는 벌을 받은 송군은 하교 후 평소 다니던 태권도장에 갔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송군의 체벌후 뇌사 상태가 알려지자 학교 측은 “체벌이 있었지만 담임교사는 꿀밤 2대 정도 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가족들은 벽에 2회 부딪히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자세한 정황을 조사 중이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사고 이틀 후인 20일 병원으로 찾아간 교감과 담임은 가족들에게 “송군이 체벌 하루 전날인 17일 오후 구토 증상을 보여 조퇴했다”며 체벌이 있은 날 이전 송군의 건강상태에 의심을 제기했다.
이를 놓고 송군 가족들은 학교 측이 체벌후 뇌사에 대해 은폐하려 했다면서 송군의 같은 반 친구들이 재현한 동영상과 음성녹취록 등 조퇴하지 않았다는 근거를 경찰에 제출했다.
동영상은 2명의 학생이 교사와 학생으로 역할을 분담해 벽에 머리를 세게 부딪치는 장면을 재구성해 담고 있다. 교사의 체벌을 목격한대로 연기한 것이다.
또 송군의 다른 친구는 녹취록 통해 “전남도교육청의 조사를 받기 위해 진술서를 써야 하는데 17일 오후 조퇴한 내용을 써 달라는 요청을 담임으로 부터 받았지만 조퇴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응하지 않았다”며 조작 의혹을 뒷받침했다.
학교 측은 체벌이 있은 뒤 쓰러진 전날 송군이 조퇴를 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출석부에 오후 3시 조퇴기록까지 제시했으나, 반 학생들은 오히려 송군이 조퇴하지 않았으며 정상적으로 일과를 마치고 하교했다고 진술해 은폐의혹을 불러왔다.
일부에서는 학교측의 책임을 줄이기 위해 누군가 학생들에게 처음 사건 발생일자를 17일과 18일로 오락가락 하게 하거나 ‘구토증세로 조퇴한 바가 있다’, ‘어릴적 뇌수술을 한 바 있다’, ‘송군이 자주 지각했다’는 식의 확인되지 않은 말을 퍼트린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순천=송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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