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은 의장 명의, 처벌은 과장만…?

담양군의회 의장 명의 선물, 공무원 등 군민에 전달

편집팀 tdh1234@naver.com
2014년 03월 13일(목) 18:29
의장 “몰랐다” 입장 선관위 수용…부실 조사 도마위
설 명절을 앞둔 지난 1월 하순께 전남 담양의 한 과일가게로 단체배송 주문이 들어왔다. 주인은 100만원을 받고 5만원 상당의 사과상자 20개를 택배를 통해 가가호호 배달했다.
택배 용지에는 ‘보내는 고객’으로 담양군의회 의장의 실명과 휴대전화 번호가 적혔고, 사과상자는 전 군수와 전 부군수, 담양에 연고를 둔 도청 일부 공무원, 군민 등에게 전달됐다. 20명 중 선거구민이 80%다.
사과 구입비는 군의회 의장 시책업무추진비, 이른바 ‘판공비’로 지불됐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제보가 접수됐고, 관련 조사가 이뤄졌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의장은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났고, 실무 공직자인 의회 사무과장만 경고 처분을 받았다.
‘관행적으로 보내진 것이고, 사전 논의도 없었을 뿐 더러 명단이나 예산 지출 사실도 알지 못했다’는 의장의 입장이 반영됐다. ‘택배사에서 보내는 사람을 명확히 하기 위해 평소 알고 있던 의장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적은 것 같다’는 군 의회의 다소 궁색한 변명(?)도 인정됐다.
전남도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 관련성이 짙다든지, 악의적인 기부행위로 보기는 쉽지 않다는 판단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의장의 판공비를 의회 공무원이 임의대로 편성, 집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게 지배적인 여론이어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추가 제보마저 잇따르면서 ‘선관위 조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실제 면장과 부녀회장 등 40여명에게 개당 3만2000원짜리 선크림이 ‘의장 선물’로 전달됐고, 이 중 7∼8명은 선관위 조사 소식에 놀라 설 선물을 반납한 상황이다.
이장 L씨는 13일 “‘의장님이 조그만 선물을 보냈다’고 전화로 연락을 받았는데 선관위가 무슨(사과상자 건) 조사를 한다는 소리에 지인을 통해 (선크림을)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의장으로부터 쌀엿 선물을 받았다는 제보마저 잇따르면서 의장은 물론 선관위까지 곤혹스런 입장에 놓이게 됐다.
선관위 측은 “‘사과선물’ 당시 추가 제보는 전혀 없었다”며 “선크림과 쌀엿 문제가 새롭게 나온 만큼 내부 논의를 거쳐 필요할 경우 추가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승균 기자
편집팀 tdh1234@naver.com
이 기사는 the 대한일보 홈페이지(http://www.daehanilbo.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tdh12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