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실 고발영화 '천주정'

불평등을 향한 폭력...실화 바탕으로한 네개의 이야기
칸국제 영화제 '각본상' 수상한 걸작...중국내에선 상영금지

편집팀 tdh1234@naver.com
2014년 03월 26일(수) 17:25
실제 일어났던 세 건의 살인사건과 한 건의 자살사건을 다룬, 중국의 현실을 직시하는 영화가 27일 개봉한다. 중국영화 6세대 대표주자로 손꼽히는 지아장커(44) 감독의 ‘천주정’(天注定·A Touch of Sin)은 지난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후보에 오르고 각본상을 탄 걸작이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아부다비영화제에서도 최고작품상과 함께 상금 10만 달러를 받는 등 세계를 돌고 돈 이 영화가 중국에서는 상영이 금지된 것으로 전해진다. 대만 금마장 시상식에서 영화음악상과 편집상을 받았을 때도 중국정부가 지아장커 감독의 참석을 막았다는 소문이 났다. 중국공산당 중앙선전부가 중국언론에 이 영화에 대한 기사를 쓰지 못하도록 했다는 소식도 흘러나오고 있다. 검열당국의 삭제와 수정을 거쳐 지난해 말 개봉한다는 보도도 있었으나 아직까지 중국 극장에 걸리지 못했다.
다시 ‘지하전영(地下電影)’이 된 셈이다. 1989년 중국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무력진압한 6·4 톈안먼 사건 이후 등장한 6세대 감독들은 사회의 비주류를 다큐멘터리 기법으로 그린 작품들을 만들어 상영금지처분을 받아왔다. 수년 간 연출금지 명령을 받은 감독도 있다. 지하전영, 즉 언더그라운드 영화라 불려온 이유다.
영화의 소재들은 국내 매체에도 보도된 적이 있는 충격적 사건들이다. 2001년 중국 북부 산시성 아여우커우촌 주민 14명이 학살된 사건은 광산채굴권 등을 둘러싼 분쟁 및 촌정부 관리들의 부패와 전횡에서 비롯됐다.
2012년 경찰에게 사살된 저우커화는 2004년부터 8년간 중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현금인출자들을 상대로 총기 강도살인을 벌여왔다. 11명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양쯔강 남서부 충칭 빈농 출신의 ‘농민공(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일하는 중국의 빈곤층 노동자)’이었다.
2009년 중국 중부 후베이성에서 일어난 호텔 여종업원 덩위자오 사건은 자신을 성폭행하려 한 공산당 간부를 살해한 것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며 석방된 스물한 살 여인의 실화다. 중국 트위터인 ‘웨이보’에 퍼진 얘기로는 영화에 묘사된 것처럼 죽은 간부는 발 안마사인 덩위자오를 돈다발로 때리며 강제로 성관계를 맺으려했고 정당방위로 흉기살해하게 됐다.
감독은 네가지 사건들을 평행선상에 올려놓고 옴니버스식으로 엮어나간다. 그러면서도 4명의 주인공이 어떤 식으로든 스쳐지나가게 만들어 이것들이 제각각의 사고가 아닌 중국인 전체가 당면하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임을 인식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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