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혹하게 몰아가야 좋은 액션 나와” 정우성, 영화 ‘신의 한 수’ 서 독보적 액션 연기 호평 편집팀 tdh1234@naver.com |
| 2014년 07월 06일(일) 16:29 |
|
몇 해 전 정우성은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비슷한 말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는 살았다. 살아서 40대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정우성은 이제 ‘아이콘’이 아닌 ‘프로’가 됐다.
말을 하다가 잠시 숨을 고르거나,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지 고민할 때, 긴 질문에 웃으면서 무심하게 짧은 대답을 툭 던질 때, 그는 분명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민’이고, ‘도철’이었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한 곳에 고정돼 있었고, 말은 대체로 정확했다. 한 곳을 가만히 응시하다가도 눈을 맞추고, 다양한 손동작을 동원해서까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명료하게 내뱉는 그는, 입을 닫은 채 어디를 바라봐야 하는지 모르는 모습으로 형상화된 청춘의 아이콘이 아니었다.
“척 하지 말아야죠. 적어도 제 능력치 안에서는 최선을 다해야 해요.”
“영화 출연에 4년의 공백이 있었죠. 그 시간 동안 내적인 욕구를 채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복귀작으로 액션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겁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게 ‘신의 한 수’였어요. 조금은 만화 같은 이 이야기가 맘에 들었고, 액션오락영화라는 장르 자체도 제가 찾던 것이었거든요.”
정우성의 말처럼 ‘신의 한 수’는 분명 ‘오락액션’영화다. 바둑이라는 두뇌게임을 소재로 가져오기는 했지만 이 영화에서 중요한 것은 육체다. ‘태석’(정우성)과 ‘선수’(최진혁)가 바둑판을 앞에 두고 웃옷을 벗고 근육을 드러낸 채 바둑을 두는 것은 이 때문이다. 대국이 채 끝나기 전에 그들은 몸을 맞부딪힌다.
그렇다면 왜 하필 액션이었을까. 4년만의 한국영화 복귀, 그는 충분히 다른 장르를 선택할 수도 있었다. 최근 한국영화가 가장 천착하는 장르 중 하나인 스릴러도 있고, 조금 더 복합적인 장르영화에 출연해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관객이 정우성이라는 배우에게서 가장 보고 싶은 게 뭔지 생각했고, 그 결론이 액션이었다”는 게 그의 대답이다.
현재 그의 팔꿈치에는 뼛조각이 돌아다닌다. 최진혁과 냉동 창고 결투 장면을 찍을 때 다쳤다. 카메라를 보고 팔꿈치를 휘두르는 장면이었는데 너무 가까이 붙다보니 카메라를 보호하는 철제 커버를 치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촬영을 강행했다.
“그렇게 촬영을 마쳤을 때 느끼는 쾌감이 있다.”
“저를 더 가혹하게 몰아가야 해요. 그때 좋은 액션이 나옵니다. 힘들수록 좋아요. 요즘은 촬영 테크닉이 좋아졌죠. 그래서 컷을 나눠버려요. 하지만 그렇게 테크닉적으로 액션에 접근하면 테크닉만 보여요. 캐릭터의 땀 냄새는 담기지 않는 거죠. 그렇게 힘들게 찍은 장면의 표정과 기술적으로 액션을 화면에 담았을 때 나오는 표정은 완전히 다릅니다.”
때 쾌감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서일까, ‘신의 한 수’에서 정우성의 액션은 독보적이다. 특히 영화 후반부 ‘태석’이 ‘살수’의 등과 허리, 다리를 빠른 손동작으로 수차례 칼로 찌르는 장면은 압권이다. 흡사 화면을 빠르게 돌린 것 같은 느낌을 줄 정도다.
정우성의 액션은 날이 갈수록 강력해지지만 어찌된 일인지 연기를 할 때는 완전히 힘을 빼고 하는 듯하다. ‘감시자들’(2013)에서부터 그의 연기는 담백해지기 시작했다. 4년의 공백이 그의 연기에 어떤 영향을 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20년을 연기했어요. 그 시간동안 자연스럽게 습득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제 난 연기를 이렇게 해야겠다’라는 저만의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런 모습이 담긴 게 아닌가 싶어요.”
‘신의 한 수’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이 세상은 하수에게는 생지옥이고, 고수에게는 천국이다.” 정우성은 촬영현장에 대해 망설이지 않고 “천국이다”고 답했다.
마흔 두 살, 그가 어떤 모습으로 나이를 먹고 싶은지 궁금했다. “좋은 선배가 돼 있었으면 좋겠어요. 존중받는 선배요.”
다시, 정우성은 이제 ‘아이콘’이 아닌 ‘프로’가 됐다.\
편집팀 tdh123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