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일 수사력 낭비’ 유병언 시신 초동수사 미흡 도마

경찰, 유류품 등 허술한 조사·신원 확인 지연
검문·검색 인력낭비·현장 증거물 방치 논란

편집팀 tdh1234@naver.com
2014년 07월 22일(화) 18:09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22일 오전 전남 순천시 한 장례식장에서 나와 구급차량에 실리고 있다. 시신은 유 전 회장이 머물렀던 것으로 확인된 송치재 인근 별장에서 2~3㎞ 떨어진 매실밭으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40여 일 전에 발견된 시신이 세월호 실소유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인 것으로 22일 밝혀진 가운데 경찰의 초동 수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찰은 시신에 대한 부검만 했을뿐 함께 발견된 유품에 대해서는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아 초동수사 미흡과 숨진 것도 모른 채 대규모 군과 경력을 동원해 유씨를 추적해 수사력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도 초동수사 미흡에 대한 지적을 시인했다.
전남 순천경찰서 우형호 서장은 이날 오전 경찰서 3층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유병언씨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을 때 유품에 대한 조사가 완벽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유류품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의뢰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씨로 추정되는 시신은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시 서면의 한 밭에서 70대 밭주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최초 발견자는 기자와 만나 “키가 작고 마른 체격의 남자가 반 백골 상태로 숨져 있었으며 옷이 허름해 노숙자로 생각했다”며 “경찰도 노숙자로 보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또 유씨가 발견된 지점은 유씨가 머물렀던 순천의 송치재 별장에서 불과 2∼3㎞ 떨어진 지점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그제서야 유병언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지난달 13일 1차 부검을 실시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시신과 발견된 유품은 수거해 육안 조사만 했을 뿐 정밀 분석은 하지 않았다.
“유류품을 왜 확인하지 않았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우 서장은 “유감스러운 부분이다. 시신이 입고 있었던 옷에서 유씨의 계열사에서 생산된 것으로 보이는 스쿠알렌과 천 가방 안쪽에 유씨가 쓴 책의 제목과 같은 ‘꿈 같은 사랑’이 발견됐지만 당시에는 몰랐다”고 시인했다.
이어 그는 “확인되고 나서야 (유씨가) 쓴 책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겨울 점퍼나 신발이 많이 훼손되긴 했지만 고급품이라는 것을 간과했다. 그때 긴급하게 의뢰 했어야 한다. 결과가 빨리 나왔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고 답변했다.
시신이 발견된 이후에도 검찰을 비롯해 군과 경찰은 유병언을 붙잡기 위해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등 추적을 벌였다.
경찰은 송치재 별장을 중심으로 용의지역을 선정해 도주로를 차단하기 위해 학구삼거리 등 5개소에 검문소를 설치해 운영했고 연인원 8116명을 동원해 송치재 주변을 55회에 걸쳐 정밀 수색했다고 밝혔다.
또 구원파 관련 부동산 등 143개소에 대해서도 수색을 실시했지만 유씨를 찾아내지 못했고 주민이 발견했다.
경찰이 세심하게 수사를 진행했더라면 수사력 낭비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우 서장은 “시신이 발견된 지점은 사유지여서 유씨 추적 대상지가 아니었다”고 짧게 답변했다.
시신의 훼손 상태와 DNA가 대부분 일치한 것으로 나온 뒤 이날 새벽에서야 지문 감식을 통해 유씨를 확인한 점도 의문이다.
우 서장은 “처음 발견 당시 시신은 80%가 백골 상태였을 정도로 부패가 심했다”며 “3차례 정도 지문 감식을 벌였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날 새벽 오른쪽 손 냉동과 건조를 진행했고 냉동상태에서 희미하게 지문이 나타나 신원을 확인하게 됐으며 사망시점과 원인 등은 파악이 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경찰이 유씨 일 것으로 추정하고 40여 일동안 신원 확인을 벌였음에도 시신이 발견된 현장에는 흰 머리카락과 뼛조각이 그대로 방치돼 있어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새벽 최초 발견자와 매실 밭 가장자리 풀 숲을 찾았을 때 발견 지점에는 흰 머리카락이 엉켜 있었고 밑에는 주먹만한 뼛조각이 놓여있었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께서야 발견 지점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통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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