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최재경 지검장 “유병언 수사 잘못 제 책임”

“그간 성과 검사·수사관 덕분…희생자 억울함 풀어주길”
“수사·검거 실패 책임지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떠나겠다”

편집팀 tdh1234@naver.com
2014년 07월 24일(목) 18:16
24일 오전 전남 순천시 서면 송치재 인근 매실 밭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것으로 추정되는 안경이 발견됐다. 안경이 발견된 장소는 송치재 별장 ‘숲 속의 추억’에서 직선거리로 500m 정도며 유병언 시신이 발견된 장소에서 1.5㎞ 지점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최재경(52·사법연수원 17기) 인천지검장이 24일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검거 실패의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최 지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e-pros)에 올린 ‘검찰을 떠나면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수사 과정에서 잘못된 일이 있다면 오로지 지휘관인 제 책임”이라며 “저의 업과 부덕이 검찰에 부담을 더한 것 같아 미안하고 가슴 아픈데 힘든 시기에 혼자 피하는 것 같아 미안하기 짝이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는 “세월호 수사팀 검사·수사관들과 그분들의 가족들에게 용서를 구한다”며 “김회종 팀장 이하 윤재필·정순신·주영환 부장과 12명의 검사, 많은 수사관들이 두 달 넘게 전국 곳곳을 전전하며 고생했다. 그간의 적지 않은 성과는 오로지 이들의 땀과 헌신 덕분이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검찰은 저력이 있는 조직이고, 여러분의 의지와 능력은 어떤 위기라도 극복하기에 충분하다”면서 “심기일전해서 도망간 범죄자들을 조속히 검거하고 책임재산을 최대한 확보해 세월호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데 매진해주기를 바랄 뿐이다”고 당부했다.
최 지검장은 사퇴를 만류하는 주변의 시선을 의식한 듯 “홀가분한 마음으로 검찰을 떠나겠다”고도 했다.
그는 “세상에 끝나지 않는 잔치는 없고, 아쉬운 일을 생각할 수록 미련만 더한 법”이라며 “특수검사로 거악과 싸운다는 자부심 하나 갖고 검찰의 전장을 돌고 돌다 보니 어느덧 젊은 검사의 꿈과 열정은 스러지고 상처뿐인 몸에 칼날마저 무뎌진 지금이 바로 떠날 때임을 느낀다”고 미련을 두지 않았다.
검사 생활을 회고하면서 “저는 복 받은 검사였다”며 “때로는 힘든 일도 겪었고, 억울하게 욕도 많이 먹었지만 심중의 ‘정정당당’ 네 글자로 스스로를 돌이켜봐도 큰 부끄러움은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 지검장은 경남 산청 출신으로 대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27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대검 중수1과장, 서울중앙 특수1부장, 대검 수사기획관, 서울중앙 3차장, 대검 중수부장을 거치는 등 검찰의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꼽힌다.
그는 대검 중수부장을 지내던 2012년 중수부 폐지 문제를 두고 당시 한상대 검찰총장과 대립하는 등 이른바 ‘검란’의 중심에 있다가 사표를 제출했지만 반려된 바 있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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