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초·중·고 ‘9시 등교’ 기대 반 우려 반

아침 식사-충분한 수면 등 긍정적 기대
늦은 하교-맞벌이 고민-학력 등은 난제
“충분한 소통·사회적 공감대 우선돼야”

편집팀 tdh1234@naver.com
2014년 09월 15일(월) 18:06


광주시 교육청이 경기, 제주, 강원, 전북에 이어 ‘9시 등교 카드’를 꺼내들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아이들을 충분히 재우고 아침밥은 먹어야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늦은 하교, 맞벌이 부부 출근문제, 학력 저하, 조조(早朝) 사교육 등에 대한 걱정어린 시각도 만만찮아 이같은 걸림돌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정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교육청 김성영 교육국장은 15일 확대간부회의에서 “경기도에 이어 제주에서도 9시 등교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광주에서도 학부모, 학생, 교사 등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9시 등교’ 시행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광주교육청에서 ‘9시 등교’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교육감을 보좌해 교육행정 업무 전반을 관장하는 교육국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어서 교육감의 의지로도 해석된다.
민감한 사안이라 신중을 기하되, 교단의 혼선을 막기 위해 시행 여부는 늦지 않게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우선 교장단협의회를 조만간 열고, 일선 교장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학부모, 학생, 교사들의 의견을 차례로 취합, ‘9시 등교, 9시20분 1교시’ 또는 ‘9시 1교시제’와 같은 밑그림을 그린다는 복안이다.
시교육청이 9시 등교문제를 수면 위로 올린 데는 여러 이유가 있어 보인다.
김 국장은 “‘왜 우리 지역은 등교 시간을 조절하지(늦추지) 않느냐’는 민원들이 있어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것”이라고 밝혔고, 담당 장학관은 “아이들에게 아침밥만은 먹이자는 게 고민의 출발선”이라고 밝혔다.
입시스트레스에 노출된 자녀들이 충분히 잠을 잘 수 있다는 점도 자극제가 됐다. 학생들의 건강과 수면권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난제도 만만찮다. 우선 ‘늦은 하교’가 문제다. 평상시보다 1시간 가량 등교시간이 늦어질 경우 자연스레 하교시간도 늦어져 안전사고 등의 우려가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고교 교사는 “학업 스트레스에 찌든 학생들에게 최소한의 쉼터를 제공하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오전 수업이 자칫 파행을 겪을 수 있고 정해진 수업시수를 채우다보면 되레 학교생활이 팍팍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맞벌이 부부의 경우 출근 시간에 쫓겨 자녀를 혼자 등교시키거나 어쩔 수 없는 학생들은 나홀로 일찍 나와 교실을 지켜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면학분위기가 느슨해지면서 자녀들의 생활태도가 나태해지고 학력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도 크다.
뿐만 아니라 고교생들의 조조(早朝) 사교육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고, 혹서기나 혹한기 등교시간 조정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교육청의 통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국립 교육기관과의 등교시간 차이를 어떻게 극복할 지도 숙제도 떠오르고 있고, 9시 등교 정책에 대한 교총의 법적 대응 방침 등도 부담거리가 아닐 수 없다.
학부모 박모(48·여)씨는 “9시 등교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한 것으로 안다”며 “맞벌이 부부에 대한 배려 등도 중요하지만, 성공 여부는 아무래도 충분한 소통을 통한 사회적 공감대를 먼저 형성하는 것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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