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공무원 수험생 부모 ‘등골 휜다’

대형 공무원학원 앞다퉈 각종 준비반 운영
최종 합격될 때까지 ‘울며 겨자 먹기’ 등록

편집팀 tdh1234@naver.com
2014년 09월 29일(월) 19:05

“남들도 다하는데 불안한 마음에 안 할 수가 없어요. 무리를 해서라도 최종 합격될 때까지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죠.”
2년 전 광주에서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상경해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서 경찰공무원(순경공채) 시험을 준비하던 강모(28)씨는 얼마 전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으로 월세 32만 원짜리 창문 하나 없는 고시원 방 한 칸에서 공부하던 강씨에게 학원비와 인강(인터넷 강의)비용 등은 수험생활 내내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저렴한 길거리 음식으로 끼니 때우며 어렵게 수험생활을 한 강씨는 체력시험을 앞두고 요즘 불안하기만 하다.
필기시험에 합격한 다른 수험생들은 합격자 발표 다음날부터 이미 체력시험 등 최종합격까지 모든 과정을 체계적으로 교육·관리한다는 학원에 등록했지만, 강씨는 비싼 수업료를 감당할 수 없어 포기한 탓이다.
강씨는 “학원에 등록한 다른 수험생들보다 혹시 준비가 소홀해 떨어지지 않을까 불안한 게 사실”이라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에 등록하고 싶었지만 비싼 수업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포기했다”고 토로했다.
최근 공무원 시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체력학원과 연계된 이른바 ‘체력시험 대비반’이나 ‘인·적성 검사 대비반’ 등을 운영하는 대형 공무원학원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영리목적에 혈안이 된 상당수 학원들이 단 1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최근 공무원 시험의 경향에 더해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불안한 수험생들의 심정을 교묘하게 파고든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학원들이 비싼 돈을 받고 사실상 ‘특별반’ 형태를 운영하는 것이지만 짧은 기간 동안 수험생들에게 실제 얼마만큼의 효과가 있을지는 아무것도 검증된게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당장 시험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은 또 다른 비용부담을 떠 안는 것은 물론이고 이들 학원의 뻔한 행태를 알면서도 당하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형편이다.
실제로 확인 결과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 이후 최종 합격자 발표까지 현재 약 3개월 남짓 남겨두고 학원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최종합격까지 특별반 수강을 하려면 최소50~100만 원 안팎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적성검사와 면접 평가 등의 경우 횟수에 따라 비용이 추가되거나 이른바 ‘족집게 강의’와 ‘면접 상담‘까지 추가하게 되면 비용은 터무니없이 올라간다.
수험생들은 허리가 휠 지경이지만 어쩔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험생 김모(26·여)씨는 “비용이 부담되지만 요즘은 학원에 등록하는 게 필수”라며 “‘이번에 합격하지 못하면 내년에는 합격하기가 더 힘들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수험생들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수험생 최모(30)씨도 “최종합격을 보장하는 노하우가 있다는 말에 불안한 수험생들은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다”며 “그렇다고 등록을 안 하면 뒤쳐지는 것 같아 ‘울며 겨자 먹기’로 등록했다”고 말했다. /하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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