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두 번 울리는 장례용품 상술 여전

싸구려 중국산 수의 수백만원짜리 둔갑 ·상조회사 사기 기승…대책마련돼야

편집팀 tdh1234@naver.com
2014년 10월 26일(일) 17:05

#1. A 할머니는 한 달 전부터 한 업체에서 운영하는 사무실에 드나들었다. ‘강사’라고 불리는 젊은이들은 휴지와 치약을 주고 적적하지 않게 노래도 불러줬다. 할머니는 바쁘다는 이유로 명절에만 얼굴을 비추는 아들, 딸보다 강사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강사들은 어느 날 국산 고급 수의라고 하며 수백만원짜리 수의를 들고 왔다. 할머니는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아무렴 어떤가, 내게 이렇게 잘 해주는데’라는 생각으로 한벌에 228만원을 주고 수의를 샀다. 그런데 이 수의는 한벌에 14만원짜리 싸구려 중국산이었다.
#2. B씨는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가입해둔 상조회사의 장례지도사를 만났다. 가장 무난하다는 396만 원짜리 상품에 가입했지만 막상 장례용품을 보니 성에 차지 않았다. 장례지도사는 “더 좋은 수의, 고급 관에 모셔야 아버지 마지막 가시는 길이 편안하지 않겠느냐”며 재차 권유했다.
경황이 없던 B씨는 장례비용을 아끼면 아버지께 불효하는 것 같다고 생각해 추가 비용을 내고 고급 물품으로 바꿨다. 결국 예상했던 것보다 2배 더 많은 비용을 들여 장례를 치렀다.
상조회사들의 얄팍한 상혼에 속아 A할머니와 B씨 등은 사기 피해자가 된 셈이다.
당사자와 유족을 두 번 울리는 장례용품 관련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부 상조회사는 장례식에서 사용한 꽃과 남은 음식을 되가져가는 방식으로 이득을 보기도 했다. 거둬간 장례용품은 다른 사람의 장례식에서 재활용했다.
업계 4위인 모 상조회사는 장례식장과 유골함 제작 업체, 제단 장식 업체 등으로부터 뒷돈(리베이트)을 받아 챙겼다는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들이 리베이트로 받아 챙긴 돈은 장례용품 가격을 부풀린 원인이 됐다. 그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인 유족에게 전가됐다.
우후죽순 생겨난 부실 상조업체가 폐업하면서 다달이 낸 상조 회비를 돌려받지 못하는 등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26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2년 국내에 등록된 상조업체는 307개, 가입회원만 351만명에 이른다.
업체는 늘어나는데 체계적으로 관리가 안 되다 보니 상조업과 관련한 피해는 매년 늘고 있다. 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 건수는 2009년 374건, 2010년 604건, 2011년 618건, 2012년 719건, 지난해 920건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6월까지는 이미 567건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하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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