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 ‘발등의 불’ 방산비리의 결정체 ‘통영함’

2억원 장비 20배 튕겨 41억원에 구입하고도 진상 파악 못해
박 대통령 방산비리 척결하겠다지만 매년 같은 문제 반복돼
“청장 교체, 수사해도 또 재발…구조적 문제 도려내야” 지적

편집팀 tdh1234@naver.com
2014년 11월 02일(일) 17:17
방산비리가 국가 안보문제의 가장 시급한 ‘발등의 불’ 이 되고 있다.
최근 잇따라 불거진 ‘방산비리’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박근혜 대통령이 방산·군납 비리를 이적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히 척결하겠다고 밝힌 이후 방위사업청은 벌집 쑤셔놓은 듯 어수선하다. 대대적인 인사태풍까지 예고되면서 바짝 몸을 낮추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방산비리 문제가 대두된 만큼 앞으로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개조도 예상된다.
특히 세월호 참사 당시 문제가 됐던 해군 구조함인 통영함의 납품 비리 등이 속속 드러난 만큼 이제 검찰의 칼 끝은 방위사업 전반으로 향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대통령까지 방산비리 척결 지시…방사청 존립 흔들
지난 4월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당시 국내 최초의 해군 구조함인 통영함을 구조 해역에 투입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해군은 끝내 통영함을 투입하지 못했다. 구조함의 핵심 장비인 선체고정 음파탐지기(HM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린 생명들이 수장되는 상황을 뻔히 쳐다만 보면서도 수천억원을 들인 최첨단 구조함은 아예 띄워 보지도 못하는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결국 ‘통영함’ 사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방산비리가 어떤 결과로 다가오는지 분명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이 문제는 감사원 감사와 검찰 조사로 전모가 드러난데 이어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여야 국회의원들의 집중 질타를 받았다. 수중음파탐지기 납품에 비리가 있었음이 드러났고 결국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고개를 숙여야 했다.
지난 달 29일.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5년 예산안 시정연설과 여야 지도부 회동을 통해 방산·군납비리의 척결을 거듭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잇따라 제기된 방산·군납 비리와 같은 예산집행과정의 불법행위는 안보의 누수를 가져오는 이적행위로 규정하고 일벌백계 차원에서 강력히 척결해 그 뿌리를 뽑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시정연설 후 여야 지도부 회동에서도 방위산업 비리에 대한 강력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통영함 사태로 본 방산비리
‘방산비리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통영함(3500t급) 사태는 방사청이 그동안 납품과 관련해 어떤 문제를 지니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통영함 문제로 지금까지 구속된 사람만 모두 5명이다.
황기철 해군참모총장마저 이 일로 감사원으로부터 지난 9월5일 4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조사를 받기도 했다. 황 총장은 2009년 1월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통영함의 음파탐지기 기종 선정을 담당했다.
지난 5월부터 통영함 음파탐지기 선정 업무 등에 대해 고강도 감사를 벌인 감사원에 따르면 비리의 시작은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이 방사청 함정사업부장으로 근무하던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감사원 감사 결과 핵심 장비인 음파탐지기의 성능이 1970년대 기술 수준인데다 원가도 방사청이 지급한 41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2억원대로 드러난 것. 심지어 통영함의 음파탐지기는 1970년대에 건조된 평택함과 동일한 사양이었다.

◇ ‘방산비리 상징’ 통영함은 어떤 구조함인가?
통영함은 국내 기술로 건조한 해군 최초의 최첨단 수상 구조함이다. 천안함 사태 여파로 해군은 차세대 구조함을 건조하기로 결정했다. 이 배가 바로 문제의 통영함이다. 2010년 10월 건조를 시작해 2년 뒤인 2012년 9월 진수식을 가졌다. 통영함은 건조에만 무려 1590억원이 투입됐다. 전체적으로는 2600억원 가량이 소요됐다.
당초 통영함은 지난해 10월 해군에 인도돼 실전 배치될 계획이었다. 하지만 해군이 1년여 동안 시험 평가를 한 결과 수중 무인 탐사기와 선체고정 음파탐지기 등 구조에 필요한 핵심 장비가 군 요구성능(ROC)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인수가 거부됐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수장을 바꾸고 대대적인 비리 수사를 벌인다 해도 방사청이 지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통영함과 같은 일은 또 다시 발생할 것”이라며 “해체 뒤 재조직화하거나 무기 구매 등을 민간에 이양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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