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광양제철소 일기에 담아 ‘눈길’

최영식씨, 19일 퇴직…회사 수첩 30권 공개
철강인으로써 성취·감동·개인사 등 기록

편집팀 tdh1234@naver.com
2014년 12월 17일(수) 17:39
포스코 광양제철소 정년퇴직자가 공장의 시작과 성장, 개인사 등을 쓴 34년간의 회사 수첩을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정년퇴직하는 광양제철소 생산기술부 생산관제과 최영식(58)씨는 1980년 25살의 나이에 포항제철에 입사한 이후 회사수첩에 작성한 일기 30권을 17일 공개했다.
일기는 1987년 10월 광양으로 발령받으면서 새롭게 출발하는 공장과 자신의 미래상을 다지는 대목부터 시작한다.
당시 광양만은 학교와 사원주택이 먼저 지어졌고 이후에 공장이 들어섰다. 이 때문에 최씨는 “바다에 공장을 세워가지고 제대로 돌아갈까 의구심이 들었다”고 회상 했다.
하지만 “공장이 무너질 거라며 말리는 사람도 있었다. 모래바람을 뚫고 출퇴근하고 술을 한잔 하려해도 태인도까지 배를 타고 가야했다. 수천 개의 모래 기둥을 박아 매립하는 것을 보니 확신이 들었다”는 대목에서 의구심이 확신으로 변한다.
최씨의 일기에는 근무했던 34년 동안 철강인으로 살면서 겪은 성취와 감동, 삶의 고단함과 애환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회사의 성장과 함께 있었던 일련의 사건 속에서 갈등하고 만족했던 순간의 감정이 애사심과 함께 기록됐다.
1992년 포스코가 3조3교대에서 4조3교대로 전환하던 날, 최씨는 일기장에 “선진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시작되던 것이다. 직원들 심신단련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기록했다.
같은 해 10월 광양4기 공장 종합준공식 날에는 “총 조강생산량 1140만t이 되었고 포스코는 총 2100만t 조강생산체제를 갖췄다”며 “포항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광양만에서 세계를 향한 대역사를 마무리했다. 이런 현장을 지켜보는 나 자신이 자랑스럽고 회사에 무한 긍지를 느끼는 하루”라고 썼다.
입사 당시 고졸이었던 최씨는 2008년 3월 한 지방대학 야간에 입학해 주경야독 만학도로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청소년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올해 8월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다.
일기에는 그동안의 학업 열정과 회사의 배려에 감사하는 내용도 빠지지 않았다.
/오정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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