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상회담 조건 쌀 50만t 요구”

이명박 “김정일 만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회고록서 공개

편집팀 tdh1234@naver.com
2015년 01월 29일(목) 18:15

‘일관된 대북 정책’을 강조하며 남북 정상회담을 포기하는 순간을 비롯해 임기 5년 동안의 이야기가 담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공개됐다.
회고록에는 2009년 북측의 남북 정상회담 제안을 거절했던 때의 뒷이야기가 담겼다.
입수한 회고록에 따르면 김기남 당시 북한 노동당 비서는 “저희 장군님께서는 6·15 공동선언과 10·4 정상선언이 잘 실천되면, 앞으로 북남 수뇌들이 만나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라고 했다. 북한이 먼저 남북 정상회담 의사를 내비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그러나 “대한민국은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이전 정권이 해놓은 일을 일방적으로 폐기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남북 간에는 많은 합의가 있습니다. 김일성 주석과 노태우 대통령과 합의한 문서도 있고, 저는 이 모든 것이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며 북측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 원자바오 전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내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는데 정상회담을 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을 때에도 “북한은 그 동안 남측이 자신들을 만나려 안달한다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그러나 나는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밖에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같은 해 7월 국가정보원의 고위급 인사가 방북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기존에 우리가 제시한 원칙 이외에도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그러자 북측은 쌀 50만t의 지원을 요구했다.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그 이전 2009년에도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남북 정상회담‘을 원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북한은 쌀과 비료 등 상당량의 경제 지원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이어 “2009년 11월7일 개성에서 통일부와 북한의 통일전선부 실무 접촉이 있었는데 북한은 임태희 고용노동부 장관이 싱가포르에서 서명한 내용이라며 합의서를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정상회담 조건으로 옥수수 10만t, 쌀 40만t, 비료 30만t, 아스팔트 건설용 피치(1억 달러), 국가개발은행설립 자본금 100억 달러 제공 등이 담겨 있었지만 북측은 자신의 요구를 합의인 양 주장한 것이었다고 이 전 대통령은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2013년 2월 대통령 임기가 끝난 뒤 그 해 5월부터 회고록 집필에 착수, 1년10개월의 집필 과정을 거쳤다.
이 전 대통령은 이 같은 자신의 소회를 모두 12장, 786페이지에 걸쳐 기록했다.
회고록은 다음달 2일 공식 출간된다. /황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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