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아닌 마음이 이끄는 연기”

정우, 영화 ‘쎄시봉’서 근태 연기… “진심 다해 연기하면 관객에게 전달될 터”

편집팀 tdh1234@naver.com
2015년 02월 08일(일) 16:52
“날 위해 뭘 해줄 수 있어?”라고 나긋이 묻는 ‘자영’의 질문에 ‘근태’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답한다. “평생 널 위해 노래할게“ 근태의 대사는 영화 ‘쎄시봉’(감독 김현석)이 어떤 영화인지 알려준다. ‘쎄시봉’이라는 제목 탓에 음악영화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멜로영화에 가깝다. 그리고 근태의 대사가 알려주듯 이 멜로영화의 사랑은 순애보적 사랑이다.
정우(34)의 차기작이 궁금했다. 10년이 넘도록 평범한 배우로 살았던 그는 드라마 한 편으로 2013년 가장 큰 성공을 거둔 배우가 됐다. 하지만 스타가 된 정우는 드라마를 마친 뒤 1년여 동안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물이 들어왔는데, 노를 젓지 않는’ 그의 행보에 많은 이들이 의아해했다. 도대체 뭘 하고 있길래?
쏟아지는 시나리오 중에 정우가 고른 작품은 김현석 감독의 ‘쎄시봉’이다.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는 정우가 돋보이는 작품이 아니었다. 그 시절의 공기와 분위기가 더 중요하고, 다양한 인물이 뒤섞여 ‘함께’ 발산하는 에너지가 더 큰 동력으로 작용하는 영화였다. 그래서 궁금했다. 고르고 고른 작품이 왜 하필 ‘쎄시봉’인지.
정우는 “진심이 중요했어요”라고 짚었다. “머리가 아닌 마음이 이끄는 연기”를 말하며 ‘연기에 대한 순애보’를 이야기하는 정우가 한 여자에게 모든 마음을 다 준 근태를 택한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지도 모른다.
“전 (강)하늘이나 (조)복래처럼 기타를 잘 치는 것도 아니고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아니죠. 무대에서 노래한 경험도 없고요. 걱정이 왜 안됐겠어요. 관객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고민이 됐습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결국 진심이었어요. 기교와 기술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본 거죠. 제가 진심을 다해 연기하고, 노래한다면 그 감정이 분명히 관객에게 전달될 거로 생각했어요.”
근태는 1970년대 무교동의 음악감상실 ‘쎄시봉’에서 탄생해 짧지만 당시 어떤 그룹보다 빛났던 송창식·윤형주의 ‘트윈폴리오’ 제3의 멤버다. 송창식과 윤형주는 당대의 음악천재들. 근태는 두 뛰어난 재능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주고, 음색을 더 풍부하게 해주는 역할을 해야한다. 악기로 치면 베이스 같은 인물이다. 강하늘이 연기한 윤형주, 조복래가 연기한 송창식만큼은 아니지만 음악과 노래에 대한 감이 있어야 한다. 강하늘과 조복래는 뮤지컬을 해 노래와 악기 다루는 실력이 모두 수준급이다.
정우가 ‘쎄시봉’을 택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배움’이다. 그는 달라진 자신의 배우 인생을 “부담스럽고, 겁이 나는 부분이 있죠”라며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은 배움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년의 근태를 연기한 김윤석과 한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 정우가 말하는 ‘배움’ 중 하나다. 하지만 2인1역인 탓에 정우와 김윤석이 함께 담기는 화면은 없다.
“선배님(김윤석)과 한 영화에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요. 그것만으로도 저는 배웁니다. 선배님이 저와 같은 역할을 연기한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하더라고요. 영화는 많은 돈이 들어가는 장르잖아요. 주연배우가 책임져야 하는 게 많습니다. 그런 부담을 항상 가지고 계신 분이잖아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돼요. 전 이제 시작이니까요.”
정우는 “행복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고 했다. “너무 치열하게만 하면 관객도 내 연기를 치열하게만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라는 것이다.
“진심으로, 즐겁게 연기해서 그 행복을 관객분들께 다 나눠드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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