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학가 ‘춘래불사춘’… 총장 부재·내분·총학 파행

조선대·광주교대·순천대 총장 공석, 전남대 총학 내홍
논문 표절·대필·고소 고발·성추행·횡령까지 시끌 시끌
파벌게임에 ‘발목’… “처절한 자성, 피나는 자구책 필요”

편집팀 tdh1234@naver.com
2019년 04월 02일(화) 17:45
광주지역 대학가가 총장 부재와 구성원 간 내부 분열, 학사 구조조정 갈등, 총학생회 파행 등으로 봄 신학기이지만 ‘추운 겨울’을 방불케 하고 있다. 고소·고발전에 ‘캠퍼스 미투’까지 막장 드라마식 논란과 추문도 끊이질 않고 있다.
학령인구가 크게 줄어드는 구조적 위기 속에 지역 인재 역외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내부구성원 간 유기적인 협업과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일 광주·전남 대학가에 따르면 3월 신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일부 대학의 총장 부재에 따른 리더십 공백 상황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총장이 공석 상태인 대학은 조선대와 광주교육대, 순천대 등 모두 3곳에 이른다.
목포대는 지난해말 박민서 교수가 제8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9개월만에 공백이 해소됐고, 총장 부재 대학 중 순천대는 최근 차기 총장 후보 2명을 교육부에 복수 추천했다.
반면 조선대와 광주교대는 뒤숭숭한 학내 분위기가 장기화되고 있다.
조선대의 경우 지난해 교육부 평가 결과 자율개선대학에서 탈락, 정원 10% 감축이 요구되는 역량강화대학으로 분류되면서 내부 분열이 가속화됐다.
대학 측은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대전제로 정원 124명을 줄이고, 기존 17개 단과대학을 13개로, 86개 모집단위를 76개로 축소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학사구조 개편안을 확정, 교육부에 제출했으나 “주먹구구식 졸속안”이라는 의견과 “짝퉁 단과대”라는 일부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내부 알력 다툼과 계파 싸움이 여전한 가운데 지난달 28일에는 개교 이래 73년 만에 처음으로 이사회 의결을 통한 총장 해임이 의결됐다. 여기에 모 대학원 논문대필 의혹과 현장실습비 미지급, 특정 교수의 친아들 석·박사 논문심사 논란, 유명 교수의 성추행 의혹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지면서 대학의 위상과 학내 분위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
역량강화대학으로 분류된 남부대, 송원대, 세한대, 순천대도 자체 구조조정안을 교육부에 제출한 가운데 등급 상향 실패 시 맞닥트릴 부실대학 낙인과 구조조정에 대한 내부 반발 가능성 등으로 고민이 깊다.
설상가상 조선대와 동신대, 남부대는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사업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진한 아쉬움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2년5개월째 총장 공백 상태인 광주교육대에서는 총장 추천 1순위 후보가 제자논문을 표절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연구부정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제자의 학위논문이 버젓이 인준을 받았음에도 수개월 뒤 출처나 참고문헌 등 선행 논문에 대한 어떠한 표기도 언급없이 교수단독 명의로 학회지에 게재해 대학 사회, 특히 학계 연구윤리 분야의 고질적 적폐를 노출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대학 측은 해당 총장 후보에게 관련 연구비를 전액 반납할 것을 통보한 상태다.
한때 순천대 총장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모 교수는 연구원 5명의 인건비 6000여만원을 가로채고 실험기자재 납품업자와 짜고 허위 서류를 꾸며 4억원 상당의 연구비를 횡령한 혐의가 인정돼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광주과학기술원의 한 교수는 연구참여 제자들의 인건비 7000만원을 돌려 받고, 그 중 상당액을 연구실 캐비닛에 보관했다가 한국연구재단 감사팀에 적발되기도 했다.
호남 거점대학이자 5·18 민주화운동의 발원지인 전남대에서는 총학생회장 부재가 2년 만에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총학 선거에서 투표율 미달로 회장 선출이 무산된 데 이어 회장 권한대행인 중앙운영위원회 의장마저 사퇴하면서 총학 파행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회 간부들의 편의주의, 예산집행의 불투명, 대학생활협동조합 비민주성 등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커 내홍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 사회에서는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와 입학자원 부족난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로 지역 사회와 대학사회 전반에 전에 없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 실태를 직시해 내부 분열보다는 공존과 화합의 ‘어깨동무 의식’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 논문표절·위조·변조, 논문대필과 같은 음성적 관행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현실적, 법적 인식과 과거 운동권이 이끌던 총학생회 역할론에 대한 시대적 변화상을 읽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4년제 대학 고위 관계자는 “한 줌 권력에 눈이 먼 교수들간의 사리사욕과 밥그릇 싸움, 관행의 탈을 쓴 각종 부정과 비위, 시류에 따라가지 못하는 대학구성원 모두가 현재의 위기를 자초한 공동책임자라는 인식 아래 위기탈출을 위한 처절한 자성과 피나는 자구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송창곤 기자


편집팀 tdh1234@naver.com
이 기사는 the 대한일보 홈페이지(http://www.daehanilbo.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문의 메일 : tdh12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