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세계수영’ 최대 규모 새 역사 쓰고 폐막… 시민의식 빛나 FINA 주최 역대 선수권대회 사상 최대 규모 편집팀 tdh1234@naver.com |
| 2019년 07월 28일(일) 17: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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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물결 속으로(Dive into Peace)’를 슬로건으로 내건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17일 간의 열전을 마치고 28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대회를 치르면서 저예산의 운영난 공백을 시민들의 자원봉사로 메웠다는 점에서 시민의식이 빛난 대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유치 단계부터 삐걱거린 정부와 광주시의 불협화음, 선수단 구성 준비 부족, 대회 운영 미숙,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클럽 붕괴사고’ 등은 대회 성공개최의 걸림돌이 됐다.
이번 대회는 194개국에서 7500여 명(선수 2537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국제수영연맹(FINA)이 주관하는 대회 가운데 역대 최다 출전국, 최다 출전선수 신기록을 세웠다.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권의 43%가 배정돼 역대 그 어느 대회보다 명승부가 펼쳐졌다.
드레셀, 레데키, 쑨양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치열한 승부를 겨뤄 박진감이 넘쳤고 신예들의 돌풍 또한 거셌다.
기록도 풍년이었다. 평영 100m에서 영국의 아담 피티가 자신이 갖고 있던 종전기록을 0.22초 앞당긴 56초88로 세계신기록을 갱신했다. 남자 200m 접영에서는 19세의 크리슈토프 밀라크(헝가리)가 10년 동안 깨지지 않던 ‘수영황제’ 펠프스의 기록을 0.78초나 앞당기면서 역시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우리나라도 여자 400m 계영에서 3분42초58로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또 남자 자유형 50m 예선에서 양재훈(21·강원도청)이 22초26의 한국 신기록을 달성했고, 남자 계영 800m 예선에서도 7분15초05로 한국신기록을 갱신했다.
대최 초반 여자 다이빙 1m 스프링보드에서 김수지가 동메달을 획득한 이후 ‘노 메달’에 그치면서 세계 수영강국들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이번 대회의 주역은 1만5000여 명의 자원봉사자와 시민서포터즈라는 데 이론이 없다.
공식 자원봉사자는 8개 분야 2793명이다. 분야별로는 ▲통역 954명 ▲수송 672명 ▲일반 524명 ▲경기 보조 377명 ▲의료 128명 ▲의전 72명 ▲시상 55명 ▲미디어·보도지원 11명 등이다. 이들은 대회 기간 하루 8시간씩 자원봉사활동을 펼쳤다.
하루 일당 1만8000원을 받고 17일간 경기장에서 또 광주시내 곳곳에서 손님 맞이를 한 광주시민들의 열정이 없었다면 이번 대회는 개최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행사진행, 수송, 통역, 주차안내, 관광도우미, 의전, 청소 등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데가 없었다. 단순한 업무 같지만 크고 작은 일들을 수행하면서 민간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1만2000여 명의 시민서포터즈 활약도 눈부시다. 대회 초반 시민서포터즈가 아니었다면 경기장 관람석은 그야말로 썰렁한 분위기로 흥행에 비상이 걸릴 상황이었다. 시민서포터즈는 각국의 선수단을 응원하며 경기장 분위기를 살리는 감초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잦은 이석이나 운영 매뉴얼 미숙지, 사진취재 지원 미숙 등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번 대회의 총사업비는 2278억원으로 평창동계올림픽 대비 5.24%, 인천아시안게임 대비 11%에 불과할 정도로 저예산이다.
국비 예산지원이 적어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저비용·고효율 대회를 추구하면서 기존 시설물을 재활용해 사후 관리비용 부담을 줄였다.
주경기장인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의 관람석만 일부 확대했을 뿐 모든 경기장 시설을 재활용하거나 가설했다.
수구와 아티스틱수영, 하이다이빙 경기장 가설에 사용했던 자재와 시설들은 대회가 끝난 후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재활용한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사용했던 휴지통과 출입 차단벨트, CCTV, 카트, 침대시트 등 물품을 재활용해 7억5000여 만원 상당의 예산을 절약했다.
대회 전체 예산의 30%로 모든 경기장 시설을 완비해 사후 관리비용 부담을 줄인 점도 경제적인 대회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회 중반 제5호 태풍 ‘다나스(DANAS)’가 북상하면서 조직위원회가 바짝 긴장했으나 다행히 서해안 인근에서 조기 소멸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태풍과 장마가 겹치면서 우려했던 폭염도 한풀 꺾여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단 장맛비가 주말과 휴일에 지속되면서 외국 선수단과 관광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었던 문화행사에 차질이 빚어진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조직위는 ‘무사고·무결점’ 대회를 치르기 위해 대테러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군·경찰·소방 등 1일 28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철저한 사전 예방과 함께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은 약 1800여 명의 전담 경비단을 발족해 1일 최대 1700여 명을 투입했으며 대회 시설별 경찰서비스센터와 지휘본부를 운영했다.
소방관들의 구슬땀도 후방 지원에 한 몫을 했다. 소방당국은 경기장별 안전사고에 대비해 소방펌프차, 구조차, 구급차 등을 배치했으며, 응급환자 발생시 신속하게 현장 대응활동을 전개했다.
하지만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27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클럽에서 복층식 철골 구조물 붕괴사고로 내국인 2명이 숨지고 외국 선수 8명 등 16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가 발생해 오점을 남겼다.
외국 선수들이 쇼핑과 관광, 유흥 등 개인 일정을 이유로 선수촌 밖으로 빈번하게 외출하는 데도 안전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대회 초반 저조한 흥행 속에서 낯뜨거운 이슈가 터졌다. 대한민국 다이빙 국가대표 선수의 유니폼에서 ‘KOREA’가 실종된 것이다. 확인 결과 대한수영연맹이 후원사 계약 문제로 제대로 된 단체 유니폼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선수들은 일반 운동복을 입고 출전했고 등판에 박힌 상표가 대회 규정에 위반돼 테이프로 가린 것이다.
이 때문에 오픈워터수영 대한민국 대표선수도 메직펜으로 ‘KOR’을 쓴 수영모를 쓰고 출전했다. 유니폼 ‘KOREA’ 실종 사건은 개최국가의 준비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0대 64’, ‘전패’의 기록에도 끝까지 싸워 감동을 줬던 여자수구 대표팀도 조금만 곱씹어보면 정부와 수영연맹의 무능력과 안일함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민낯이다.
대회 준비기간이 6년이나 있었음에도 개막 한 달여 전에 수구볼을 처음 잡아보는 경영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출전시켰다. 국제적 망신은 선수들이 아닌 정부와 수영연맹이 떠안아야 할 몫이 됐다.
정부와 광주시의 갈등으로 수영대회 개최의 어려움은 이미 예고됐었다. 6년 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광주시가 대회를 유치할 때 정부는 광주시가 공문서를 위조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강운태 광주시장은 "정부가 광주시의 등에 칼을 꽂았다. 대회 유치의 가장 큰 적은 우리나라 정부였다"고 회고했다.
박근혜 정부에 미운털이 박힌 광주시는 검찰 수사로 수난을 받고 국비예산도 지원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가 국회의 도움을 얻어 최소한의 국비를 받아냈다. 그마저도 늑장 지원으로 대회 준비에 차질을 빚었다. 광주시가 ‘저비용·고효율’ 대회를 추구할 수 밖에 없는 속사정이다.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대회 총사업비는 2278억원으로 다른 메가스포츠 예산보다 턱없이 부족했지만 경제적인 대회로 치르기 위해 저비용·고효율을 추구했고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며 “경기장과 선수촌 시설은 최고의 안전상태를 유지했으나 대회와 관련 없는 클럽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해 오점으로 남게됐다"고 말했다.
/명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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