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수해에 코로나19 공포까지, 시름깊어진 전남동부

순천과 광양 코로나19 감염확산에 전남 동부지역 ‘꽁꽁’
40년만의 수해 복구도 힘든 구례, 자원봉사도 줄어 ‘이중고’

2020년 08월 24일(월) 17:21
“40년만에 큰 수해가 휩쓸고 간 전남 동부에 코로나19 확산까지, 이제는 하루를 버티기도 힘든 실정입니다.”
전남 순천에서 장사로 생계를 유지해온 상인은 24일 순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계속 발생하면서 거의 일손을 놓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남 동부권은 여름 휴가철 수십만 관광객이 다녀감에도 코로나19 지역감염자는 거의 나타나지 않아 청정지역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서울의 방문판매업체 설명회를 다녀온 순천의 70대 여성(순천5번)이 20일 확진된 이후 나흘 만에 16명이 연속적으로 감염되는 등 n차 감염이 지속되면서 순천은 팬데믹 직전의 공포심이 가득한 곳으로 전락했다.
순천 홈플러스 푸트코트와 이마트 푸트코트를 찾은 시민의 감염사례가 잇따르면서 더 많은 감염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확진판정 받은 40대 여성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헬스클럽과 사우나 등을 하루 두번 찾는 등 가족과 지인을 포함해 380여명을 접촉한 것으로 확인돼 추가 확진자 발생이 예고되고 있다.
이처럼 동시다발적으로 n차 감염이 이뤄지면서 임시로 마련된 순천팔마체육관 드라이브스루는 밀려드는 차들로 도로 정체까지 빚고 있으며, 선별진료소마다 검사를 원하는 시민들이 폭주해 결과도 평소보다 2~3일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순천시보건소의 여성 공무원은 선별진료소 밤샘 근무 중 확진됐으며, 보건직공무원 2명이 밀려드는 검사에 과로로 쓰러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허석 순천시장은 24일 비상 담화문을 통해 “팬데믹에 버금가는 상황이 순천에서 전개되고 있다”며 “이 상태라면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 행정명령을 발동도 고려해야 하기에 종교시설 대면 예배 금지, 외출 및 모임 금지 등을 꼭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순천시는 낙안읍성과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습지, 드라마촬영장 등 4대 관광지를 폐쇄했다.
심각하기는 광양시도 마찬가지다. 광양에서는 서울에서 광양을 찾은 딸의 가족을 만난 60대 여성(광양3번)이 확진된 이후 22일 오전 제철협력회관 식당에서 일하는 60대 여성 3명이 확진됐다. 이후 여성들의 가족에게 전파돼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확산세로 접어들고 있다.
순천·광양시와 20분 거리의 여수시는 휴가철인 8월에만 91만명의 관광객이 찾으면서 확진자도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으나, 역학조사 결과 현재까지 지역감염은 없는 상태다.
하지만 여수시는 순천 및 광양시에 출퇴근자가 많고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에 대한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중화학 공장이 밀집한 여수국가산단의 공장으로 전파될 시 가동 정지로 인한 막대한 피해도 예상돼 고민이 깊지 않을 수 없다.
이달 초 많은 비와 섬진강 홍수로 도심이 잠겨 버린 구례군도 수해 참사의 복구도 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코로나19 전파까지 막아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복구를 위해 10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구례를 찾아왔으나 동부권에 엄습한 코로나19로 자원봉사자 수가 크게 줄면서 24일 군 장병 외 30~40여명의 민간인만 복구에 참여하고 있다. 그마저도 25일 군인들이 떠나면 구례는 아예 일손을 놔야 할 판이다.
구례군 관계자는 당장 일손이 아쉬운 상황이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는 군의 입장에서는 당장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시간만 보낼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순천시민 최모(53)씨는 “코로나 확산에 순천시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이는 비단 순천시뿐만 아니라 교류가 활발하고 공동 경제권인 여수와 광양 등 전남 동부권 시민도 공포와 시름은 마찬가지여서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전남도에서는 24일 오전까지 순천 16명을 포함해 총 8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확진자 및 주변에 대한 정밀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한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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