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신축 오피스텔 ‘공사 대금’ 놓고 시행사·하청사 갈등심화

하청업체 7곳 “직불 협의한 시행사가 잔금까지 치러야”
시행사 “계약 없었다… 원칙상 시공사가 풀어야할 문제”

2020년 11월 09일(월) 17:23
광주시 남구 대로변의 신축 주상복합 오피스텔의 공사대금 지급 문제를 놓고 시행사와 하청업체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공사에 참여한 하청업체들은 ‘직불 동의 협의’를 근거로 시행사 측에 10억여 원의 대금 지급을 요구하며 건물을 점거하고 유치권 행사에 나섰다.
반면 시행사 측은 공사 내역 등 자료가 없어 직불 동의 계약을 맺은 바 없어 지급의무가 없고,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하자보수 중인 건물을 무단 점유한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9일 광주 남구와 경찰 등에 따르면, 남구 주월동 오피스텔 공사에 참여했던 하청업체 7곳이 지난달 25일부터 해당 건물 주변에 농성 천막을 설치했다.
이들은 이달 말까지 시행사를 상대로 ‘체불 공사대금 지급 촉구’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들 하청업체는 시행사가 발주한 신축 공사를 도맡기로 한 시공사를 통해 공사에 참여했다.
계약도급 구조에 따라 하청업체는 시공사를 통해 공사 대금을 지급 받아야 하지만, ‘직불 동의’ 협의를 근거로 시행사 측에 대금 결제를 촉구하고 있다.
행사가 하청업체 7곳을 상대로 10억8000여 만 원의 공사대금 잔금을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청업체 관계자는 “시공사·시행사·하청업체 3곳이 지난 4월 만나 시행사가 직접 대금을 지불하는 ‘직불 동의’에 합의했다. 직불 동의에 협의한 녹취 등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합의에 따라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신탁업체를 통해 4차례로 나눠 시행사가 하청업체에게 대금을 지불했다. 때문에 나머지 대금도 치러야한다. 이제와서 시행사가 대금 지급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니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22일 시행사 측이 건물 출입 열쇠를 무단 교체했다. 준공일이 지난 만큼 시행사가 관리를 맡고 있지만, 자금 지급도 미루고 있으면서 관리 주체가 되는지 의문이다”면서 유치권 행사 취지를 밝혔다.
시공사의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시행사 측에 대금 직불을 요청했고, 합의를 거쳐 일부 대금을 지급한 시행사가 잔금도 지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청업체는 공사 대금 지급이 이뤄질 때까지 건물 안팎에서 ‘유치권 행사’ 명목의 농성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또 건물 외벽과 주변 길거리에 ‘본 건물은 시행사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유치권 행사 중이니 불편하시더라도 공사대금이 지급될 때까지 협조를 부탁드린다’, ‘용역비용 줄 돈으로 공사대금 지급해라’ 등의 현수막도 걸었다.
이에 맞서 시행사도 건물 외벽에 ‘공사대금 미지급 및 유치권 행사 집회 등은 시행사와 무관하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시행사 측은 “직불 동의 협의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계약을 맺은 것은 아니다. 시공사 측에 계약에 필요한 공사 내역 자료를 거듭 요청했지만 받지 못했다”며 “공사 내역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근거·기준 없이 하청업체에게 대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금을 4차례 지급한 것은 ‘직불 동의’와는 무관하다면서 “하청업체가 대금 미지급에 반발, 시공·분양에 차질이 생길까 염려돼 우선 지급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시행사는 시공사 측에 합당한 대금을 지불했고, 하청업체는 시공사와의 계약 주체다. 시위가 장기화될 경우 시행사·입주민·임대업자·입점 상가 등 제3자만 애꿎은 피해를 본다”면서 “하자 보수까지 마무리돼야 시공사에게 전체 공사대금의 8%에 해당하는 잔금 31억여 원을 지급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또다른 시공사 관계자는 “이미 시행사와 설계안 등을 바탕으로 공사금액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공사 세부 내역 공개는 불필요하다. 시행사가 직불 동의 계약서에 하청업체에 지급할 ‘총 금액’만 동의하면 계약 절차가 마무리된다”고 했다.
하청업체 측은 시행사가 잔금을 지급할 때까지 시위를 이어가고, 필요하다면 법적 대응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시행사도 하청업체가 유치권을 행사할 법적 권한이 없는 만큼, 불법 점거 집회에 맞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 신축 오피스텔은 지하 5층~지상 18층 규모로 연면적 2만6578.2㎡에 이르며, 지난 6월30일에 완공돼 일부 가구는 입주를 마쳤다.
/명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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