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압박’ 광주 군공항 56년 만의 이전 속도 붙나

광주시, ‘선 군공항 해법, 후 민항 이전’ 방침 공식화
광주시·전남도·국토부·국방부 ‘4자 협의체’ 구성키로
특별법 개정, 군소음보상법, 대구 선례 ‘지렛대 역할’

2020년 12월 10일(목) 17:19
광주 군(軍)·민간공항 이전과 관련해 국방부와 국토교통부가 참여하는 4자 협의체가 구성되고, 광주시가 ‘선(先) 군공항 해법, 후(後) 민항 이전’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군공항 이전에 속도가 붙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전 부지 선정 과정에서의 국방부 책임과 지원사업비의 국가 부담을 골자로 한 특별법 개정과 함께 군공항 소음으로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소송없이 간단한 신청만으로 보상금을 받을 수 있는 군소음보상법도 군공항 이전의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
10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용섭 시장은 전날 시민권익위원회의 ‘민간·군 공항 이전 관련 정책권고’에 대한 입장문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광주 민간공항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통합하되, 군공항 이전에 대한 해법 도출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건부 이전’을 원칙론으로 제시했다.
이 시장은 “시민 다수는 민간공항의 광주 존치를 원하지만, 광주·전남의 상생 발전과 동반성장을 위해 민간공항은 무안으로 이전해야 한다”면서도 “군공항은 광주에 남기고 민간공항만 옮기는 건 상생이 아니다”며 ‘군공항 이전 로드맵 확정, 후 민간공항 이전’을 거듭 강조했다. “시민의 뜻, 광주·전남 상생, 정부공항정책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최적의 해법”이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 시기는 국토부와 국방부, 시와 도가 참여하는 4자 협의체에서 결정하되, 군공항 이전에 대한 합의만 이뤄지면 당장 내년에라도 민간공항을 이전할 수 있을 것으로 이 시장은 내다봤다.
군공항 이전에 대한 4자 협의가 키워드이자 답보 상태에 놓인 공항 이슈를 풀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4자 논의구조도 군공항 이전에 또 다른 지렛대다. 공항 이전 문제와 관련, 4자 협의체가 꾸려진 건 이번이 처음으로, 지역 울타리 안에서만 진행돼온 ‘쳇바퀴 논의’의 틀을 깨고 국토부와 국방부가 논의 테이블에 동참하게 돼 공동 연구와 법률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56년 만의 이전을 추진중인 군공항과 관련한 이전대상 지역의 주민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계기로도 시는 기대하고 있다.
법률적 압박도 진행중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군소음보상법)’이 대표적으로, 군공항 소음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소송없이 간단한 신청만으로 보상금을 받을 길이 열렸다.
관련법이 없어 그동안 피해 주민들은 직접 국가를 상대로 복잡한 절차를 거쳐 소송을 제기해야만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광주지역 군소음 피해 소송건수는 최초 소송을 제기한 2004년부터 현재까지 모두 29건으로, 이 중 9건이 확정 판결을 받았다.
원고 16만여 명 중 10만7000여 명이 1300억 원을 보상 받았고, 나머지 21건은 소송이 진행 중이다. 군공항을 옮기지 않는 한 정부 부담은 계속 늘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소음 영향권인 광산구와 서구, 북구를 중심으로 소음민원이 잦은 15개 지점에 대한 소음 영향도조사도 진행되고 있다.여기에 이전부지 선정절차별 기간(810일)을 구체적으로 명시해 국방부 책임성을 키우고, 양여재산 초과사업비와 이전 주변 지역 지원사업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복수의 법률안이 발의된 점도 군공항 이전의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앞세운 지자체와 주민들의 공항 유치전에 힘입어 대구 통합신공항 이전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점도 또 다른 자극제가 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공항 갈등과 이슈의 핵심은 결국엔 군공항 이전인데, 난제로만 여겨져온 군공항 이전에 대한 명분과 절차적 당위성에 대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어 관련 기관간 소통은 물론 중앙 부처와 정치권의 협조, 법률적 손질 등이 차질없이 담보된다면 군공항 이전도 내년 중 가시적 로드맵이 도출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광주 군공항은 1964년 광산구 송정리에 공군부대가 창설되면서 이전됐고 민간공항은 1948년 동구 학동에 광주비행장이 둥지를 튼 이듬해 첫 여객기(DC3)를 취항한 데 이어 군항이 들어선 1964년 1월 지금의 위치로 확장 이전했다.
시는 공항 이전이 현실화될 경우 5조7480억원에 달하는 군공항 이전사업비가 풀려 10조원대 생산유발·부가가치와 5만7000여 명에 이르는 고용창출 효과 등 지역경제에 더 없는 활성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광산구 송정·도산동, 서구 상무동, 남구 대촌동 등 10개동 주민 30만 명의 군소음 피해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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