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선 앞두고 또다시 주목받는 호남의 선택은?

민주당 경선 후유증 호남 지지율 추락
틈새 파고드는 국민의힘… 尹 발언 찬물
대선 캐스팅 보트… 민주 호남결집 관건

2021년 10월 21일(목) 18:30
역대 대선에서 호남의 선택은 다분히 전략적이었고 결과는 명확했다.
1997년 DJ, 2002년 노풍(盧風), 2017년 촛불혁명 문재인까지 호남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는 민주당 경선을 넘어 대권을 거머쥐었다. 중요한 고비때마다 전략적 선택으로 미래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 호남의 민심이었다.
내년 3월에 실시될 20대 대선을 앞두고 호남의 선택이 또다시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경선 후유증으로 주요 지지기반인 호남의 지지도가 뚝 떨어졌다. 원팀의 화학적 결합으로 호남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어야만 대선 승리, 정권재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데 지금으로서는 난망이다.
국민의힘은 그 틈새를 파고 들어 호남동행, 서진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호남에서 ‘마(魔)의 10% 벽’을 넘어서면 대선구도가 보다 수월해진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하지만 최근 윤석열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이 불거져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다.
이런 여야의 치열한 세싸움 속에 호남의 선택은 20대 대선의 캐스팅 보트가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무엇보다 다급해진 쪽은 더불어민주당이다.
대선 경선이 마무리되고 이낙연 전 대표도 경선 승복을 선언했지만 호남 민심이 심상치 않다. 컨벤션효과는 고사하고 민주당 지지율, 후보 지지율, 대통령 지지율까지 모두 흔들리고 있다.
통상적으로 대선 경선이 끝나면 당이나 후보 지지율이 5~7% 오르는 컨벤션효과가 기대되지만, 지금의 민주당 상황은 오히려 역컨벤션 효과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리얼미터가 이달 12일부터 15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2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49.4%까지 떨어졌다. 전 주에 비해서 무려 13.9% 포인트나 급락한 것이다
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5~16일 전국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이재명-윤석열 양자대결시 이재명 후보의 호남지지율이 59%에서 55.4%로 떨어졌다.
심지어 경선 과정에서 이낙연 후보를 지지했던 표가 40% 이상 대거 야권으로 이탈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런 호남민심의 변화에는 ‘대장동 개발 로비 특혜’ 의혹과 함께 대선 경선 후유증이 배경에 깔려 있다.이재명-이낙연으로 갈린 호남의 민심이 화학적 결합없이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경선 결과 호남 전체를 통틀어서는 이재명 50.75%, 이낙연 42.8%였는데, 광주전남에서는 근소한 차로 이낙연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이재명 후보가 압승했던 전국의 다른 지역과 달리 양분현상이 뚜렷했다는 것인데, 이낙연을 지지했던 호남의 지지층이 그대로 이재명에게 갈 것이냐는 데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네거티브 공방에 막판 무효표 논란까지, 경선과정 내내 양 캠프 간의 갈등이 치열했던 만큼 여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낙연 후보 지지층은 대장동 의혹이나 이재명 후보의 여러 가지 도덕성 문제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 원팀은 고사하고 오히려 이낙연 지지세력의 이탈표 내지는 관망층으로 돌아서는 현상이 엿보인다.
결국은 이재명 후보가 흔들리는 호남민심을 어떻게 끌어 안느냐, 그래서 압도적인 호남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느냐가 이번 대선의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됐다.
그 틈새를 파고들며 호남동행, 서진전략에 속도를 내던 국민의힘 쪽에도 돌발변수가 생겼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시절부터 ‘무릎사과’까지 하며 호남껴안기를 시도해 왔는데, 윤석열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이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라고 발언한 것이 호남의 민심을 들쑤셔 놓고 있다. 연일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권한의 위임이나 시스템 국정운영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게 윤 후보의 해명이지만, 전두환씨가 누구인가. 반란 및 내란 수괴, 내란목적살인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이 선고됐던 역사의 범죄자다.
또 쿠데타로 헌법을 유린하고 5·18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막대한 부정축재까지 씻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이를 ‘잘한 정치’의 예로 든 것은 대단히 부적절했다고 본다.
5월 광주는 아직도 전두환의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재판으로 맞서 있다. 5·18과 전두환은 떼려야 뗄 수 없고 호남인들에게는 역린이나 다름없다.
당혹스러운 것은 국민의힘이다. 그동안 공들여 왔던 호남동행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이준석 대표가 21일 호남을 찾아 민심 달래기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호남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 이후, 그리고 국민의힘 경선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호남의 선택이 주목된다.
/최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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