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계엄 선포후 국회의원 끌어내라 지시한 적 없어”

빨간 넥타이에 남색 정장 차림으로 등장
입 굳게 다물고 주변 두리번… 긴장한 듯
발언 기회 주자 “잘 살펴봐주시길 부탁”

2025년 01월 21일(화) 17:20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헌법재판소 변론기일에 긴장된 표정으로 출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자유민주주의라 신념 하나를 확고히 갖고 살아온 사람”이라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국헌을 문란했다는 이유로 탄핵 당한 것을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했다. 자신의 운명을 손에 쥔 8인의 헌법재판관과 처음으로 만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오후 12시50분께 서울구치소를 떠나 오후 1시12분께 헌재에 도착했다. 법무부 호송차가 곧바로 지하주차장으로 향해 윤 대통령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윤 대통령은 오후 1시58분께 빨간 넥타이에 남색 정장 차림으로 대심판정에 등장했다. 빨간색은 윤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의 대표색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지만 외관이나 목소리는 평소와 다름 없는 모습이었다. 윤 대통령은 입을 굳게 다물고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 등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 본인께서 소추 사유에 대한 의견 진술을 희망한다면 발언 기회를 부여히겠다”며 윤 대통령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윤 대통령은 “제가 오늘 처음 출석해서 간단히 말하겠다”며 “여러 헌법 소송으로 업무가 과중하신데 저의 탄핵 사건으로 고생시켜서 재판관님께 송구스런 마음”이라고 운을 뗐다.
윤 대통령은 “저는 철들고 난 이후로 지금까지 특히 공직생활을 하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신념 하나를 확고히 갖고 살아온 사람”이라며 “헌법재판소도 헌법 수호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 만큼 재판관님들께서 여러모로 잘 살펴주시길 부탁드린다. 또 필요한 상황이 되거나 질문이 계시면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헌법재판소 탄핵 재판에 출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당시 ‘비상계엄 해제 요구권을 의결하기 위해 국회에 모인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21일 헌재에서 열린 탄핵 재판에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에게 계엄선포 후 계엄해제 결의를 위해 국회에 모인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 있나”라고 묻자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비상입법 관련 예산 편성 쪽지를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저는 이걸 준 적도 없고, 그리고 나중에 이런 계엄 해제한 후에 한참 이따가 언론에 이런 메모가 나왔다는 걸 기사에서 봤다”며 “기사 내용은 부정확하고, 그러면 이걸 만들 수 있는 사람은 (김용현) 국방장관밖에 없는데 국방장관이 그때 구속이 돼있어서 구체적으로 확인을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측은 윤 대통령이 헌재에서 자신의 입장을 진술하면 경청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결과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했다.
국회 측 대리인단 이광범 변호사는 “피청구인이 출석해 자신을 변호하는 발언을 하는 건 당연히 인정되는 권리”라며 “충분히 경청할 것이다. 재판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지금까지 저질러온 이 사태에 대해서 아주 깊은 성찰과 최소한의 반성의 뜻이라도 볼 수 있으면 하는 조그만한 기대를 해본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 절차는 이미 본궤도에 올랐고, 종착역인 파면 선고는 멀지 않았다”며 “저희는 한치도 방심하지 않고 피청구인에 대한 신속한 파면 결정을 받아 내도록 매순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국회 측 대리인단 공동대표 김이수 변호사도 “신속한 탄핵심판 절차를 통한 대통령 파면이 무너져가는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지름길이라 믿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장세종 기자 nak01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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