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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부상으로 멈춰선 ‘빙속여제’이상화의 질주

“몸이 원하는대로 따라주지 않아 실망… 은퇴 결정”
“이제 경쟁하고 싶지 않다”… “지도자도 하고싶다”

2019. 05.16(목) 17:13

질주하는 ‘빙속 여제’를 붙잡은 것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이다. 무릎 부상 탓에 최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없다고 판단한 이상화(30)는 결국 은퇴를 택했다.
부상 때문에 멈춰서야 한다는 서운함에 이상화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16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은퇴식을 열고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올림픽 금메달, 세계신기록 보유 등 이루고 싶던 세 가지 목표를 다 이뤘다. 목표를 이룬 후에도 국가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받은 사랑에 힘입어 좋은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생각으로 도전을 이어갔다”며 “하지만 의지와는 다르게 항상 무릎이 문제였다”고 털어놨다.
선수 시절 내내 무릎 부상이 이상화를 괴롭혔다. 왼쪽 무릎 연골이 닳아 물이 차는 증상이 계속됐다. 하지만 수술을 하면 더 이상 선수로 뛰기 힘들다는 의료진의 진단에 이상화는 독하게 재활로 버텼다.
고질적인 부상 속에서도 이상화가 일군 업적은 화려했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당시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예니 볼프(독일)를 제치고 ‘깜짝 금메달’을 일군 이상화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신기록을 작성하며 2연패에 성공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고다이라 나오(일본)에게 밀렸지만,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2012~2013시즌, 2013~2014시즌에 걸쳐 4차례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2013년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 2차 레이스에서 세운 36초36의 세계기록은 5년이 넘도록 깨지지 않고 있다.
몸 상태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법이다.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이상화는 계속 운동을 해보려 했다. 하지만 무릎은 더 이상 버텨주지 못했다.
이상화는 “이런 몸 상태로는 최고의 기량을 보이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을 하면 선수 생활을 하지 못한다고 해 힘든 재활과 약물 치료로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했다. 하지만 내 몸은 원하는대로 따라주지 않았다”며 “스케이트 경기를 위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해 스스로에게 실망했고, 은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빙판을 떠나기로 마음 먹은 이상화는 이제 고질적인 무릎 부상과도 이별을 고한다. “이제 무릎 수술을 받을 때가 된 것 같다. 지금까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만 했지 다른 종목의 운동을 생각한 적이 없다. 또 무릎 때문에 하기 힘들었다”며 “수술을 받고 나면 할 만한 스포츠가 생길 것 같다”고 했다.
이상화의 은퇴 소식에 선배들은 아쉬움을 내비쳤다. 아직 30세인 만큼 조금 더 빙판을 누벼줬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감독은 “조금 더 해도 충분히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되기에 떠나보내기 싫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가장 서운하고 아쉬운 이는 이상화 본인이다. 이날 쏟아낸 눈물에는 서운함과 아쉬움이 담겨있었다.
이상화는 “은퇴식 앞두고 착잡하고 힘들었다. 3월 말 은퇴식이 잡혀 있었는데 막상 은퇴식을 하려고 하니 온 몸에 와 닿더라. 너무 아쉽고 미련이 남아 조금 더 해보자는 생각으로 재활했는데 예전 몸 상태로 끌어올리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짙은 아쉬움을 내비쳤다.
떠나려니 힘들게 훈련하던 모습도 그립다. “겨울에 성적을 내기 위해 여름에 열심히 훈련한다. 소치올림픽 이후 캐나다에서 훈련했던 것이 생각이 많이 나더라. 여름 훈련이 힘들었지만, 재미도 있었다. 그런 것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늘 뒤에서 아낌없이 응원한 부모도 마찬가지다. “부모님도 나만큼 섭섭하실 것 같다. 오늘 아침에 잘 하고 오라고 하셨는데 그 말에 서운함이 묻어있는 것 같았다. 겨울이 되도 딸이 경기하는 것을 못 보니까 서운하실 것”이라며 “차차 달래드리겠다”고 했다.
치열한 경쟁의 세계에서 벗어나도 된다는 마음에 홀가분하기도 하다. 최고의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도 털어내려 한다.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세계신기록을 세웠는데, 세계신기록을 세운 선수는 올림픽 금메달을 따지 못한다는 징크스가 있었다. 나도 두려웠다”며 “평창올림픽을 앞두고는 메달을 아예 못 따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스스로를 괴롭혔다. 2위를 하면 죄를 짓는 기분이라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상화는 “초등학교 때부터 서른이 될 때까지 목표만 위해서 달렸다. 지금은 다 내려놓고 여유롭게 살면서 어느 누구와도 경쟁하고 싶지 않다. 내려놓고 당분간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잠을 편히 자보고 싶다. 평창올림픽 이후 알람을 끄고 생활할 것이라고 했는데, 운동을 하느라 하루 이틀 밖에 못 갔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제대로 자 본 적이 없는데 편히 자고 싶다. 은퇴 발표를 하면서 선수 이상화는 사라졌으니 일반인으로 돌아가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싶다”는 마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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