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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쫓기는 보수통합 ‘개문발차’… 지도체제·공천 등 난제

통합신당 ‘주인’ 누가 되나… 1인 보스? 집단지도체제?
황교안·유승민 공동대표 가능성… 계파 갈등 불씨도
공천방식·지분 등 암초 산적… ‘느슨한 연대’로 갈 수도

2020. 01.12(일) 17:33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을 중심으로 한 통합 추진 협의체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가 얼마 남지 않은 총선 일정에 쫓겨 개문발차 했지만 통합신당을 창당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혁신을 전제로 한 통합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통추위는 설 연휴 전까지 구체적인 통합 대상과 범위 등을 담은 포괄적 합의문을 도출하는 게 1차 과제다. 실질적으로 남은 기간이 보름이 채 안 될 정도로 촉박한 만큼 주말을 지나 13일께 통추위 구성 작업을 매듭 짓고 통합 논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통추위는 총선을 두 달 정도 앞둔 2월10일께 통합신당 창당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큰 틀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신당 관련 협상은 통합신당창당추진위와 같은 별도 기구를 두고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긴 했으나 보수통합을 실현하는 과정에는 곳곳에 암초가 산적해있다. 통합 이후의 신당 지도체제와 지도부 구성, 공천 방식·지분 등이 대표적인 암초로 꼽힌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과거 새누리당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파생된 정당이지만 지도체제가 1인 보스체제가 될지, 순수 집단지도체제가 될지부터가 우선 관심이다.
당 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된 단일지도체제인 이른바 ‘1인 보스체제’는 당대표를 중심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면 신생정당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민주적 리더십 체제와는 동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다.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3김(金)시대 이후 한국의 정치판에서 1인 보스정치시대는 끝났다”며 “시대적 흐름을 망각하고 1인 보스정치시대를 계속하려고 시도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진박 정치가 지난 총선에서 폭망했던 이유이기도 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일부에선 1인 보스체제의 비민주성에서 탈피하기 위해 집단지도체제가 거론되기도 한다. 집단지도체제는 당 대표를 비롯한 다수의 최고위원이 동등한 권한을 나눠 갖고 1인에게 집중된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리더십이 불안정한 게 단점이다.
중립적 지도부 구성을 위해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의원의 공동대표 체제로 가야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국당은 전신인 새누리당 시절 집단지도체제를 택한 적 있고, 새보수당은 현재 공동대표들이 한 달씩 책임대표를 번갈아 맡는 ‘순환형 집단지도체제’를 택하고 있다.
집단지도체제가 탄핵 국면 이후 점점 사그라들고 있는 계파 갈등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당 운영이 ‘보스’에게만 의존하거나 특정인에게 휘둘릴 위험이 적은 집단지도체제가 민주적으로 보이지만, 구조적으로 상호 협력하기보다는 계파 간 서로 견제만 심해질 경우 당의 혼란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당은 불과 4년 전인 2016년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지도부 때 ‘옥새 파동’으로 집단지도체제의 불안정성을 드러낸 바 있다.
같은 보수 진영인 한국당과 새보수당에서도 박근헤 전 대통령 탄핵을 놓고 여전히 시각차가 있는 만큼 해묵은 계파 갈등이 언제든 재연될 소지가 없지 않다. 자칫 당 전체에 계파 줄 세우기가 나타나 정작 통합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도 있다.
공천 방식이나 지분을 놓고도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만약 공천 합의가 여의치 않으면 판을 깰 수 있는 잠재적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혁신을 기치로 내건 통합인 만큼 국민참여경선제나 국민공천 배심원제 등과 같은 개방형 경선제의 비중이 크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공천의 핵심인 비례대표 후보 선정이나 한국당과 새보수당 의원들 간 겹치는 지역구 문제를 원활하게 조율하지 못할 경우 공천 파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당장 홍준표 전 대표가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바른미래당의 현역 의원이 한국당의 예비후보에게 크게 뒤쳐지는 지역구도 있어 후보 단일화 필요성이 대두된다. 21대 총선을 준비 준인 영남의 한 예비후보는 “보수통합은 해야 한다”면서도 “만약 한국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다면 우리공화당 후보로 출마해서라도 어떻게든 총선에서 뛸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을 태운 통합열차가 출발은 했지만 아예 궤도를 이탈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국당 영남권 의원은 “총선 전에 우리들끼리 탄핵을 놓고 싸운다면 국민들이 곱게 보겠느냐”며 “친박이든 비박이든 탄핵 문제는 덮어두고 갈 순 있다. 하지만 우리가 정통 보수당인데 한국당 간판을 내리고 왜 새 집을 짓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드러났다.
해당 의원은 “새보수당이 신생 정당인데 지금 포기할 기득권이라도 갖고 있느냐”며 “총선을 앞두고 보수통합을 해야 한다는 원칙에 찬성은 하지만 저쪽에서 터무니 없는 조건을 내세우면 굳이 요구를 다 들어줄 필요없다. 총선이 임박하면 저쪽에서 자연스레 속이 타서 저절로 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탄핵시킨 게 잘했다면 지금 새보수당인지, 바른미래당인지 거기가 더 잘돼 가지고 더 큰 집을 짓고 떵떵거리고 살았어야 한다”며 “왜 당을 나갔다가 여기 저기 전전하다가 이제 와서 또 원래 있던 큰 집에 다시 들어오려고 하겠나”라고 못마땅해 했다.
새보수당과의 협상에 참여하는 한국당의 한 의원은 “새보수당 쪽에서 ‘3원칙’을 공개적으로 수용하면 공천권을 포기하겠다고 했는데, 황 대표는 이미 수용 입장을 밝혔다”며 “통합의 가장 큰 축이 한국당과 새보수당이라 기싸움일 벌이려는 의도일 수도 있지만 계속 요구만 해오면 실제 통합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국당과 새보수당 간 통합이 무산되더라도 보수의 표가 분산되는 파국을 막기 위해 어떻게든 ‘느슨한 연대’라도 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국당이 비례 위성정당을 총선에서 띄우기로 한 만큼 수도권은 새보수당과 연대하고, 영남에서는 우리공화당과 연대하는 식으로 후보 단일화나 유세 지원을 하지 않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야권의 한 의원은 “통합이 무산되더라도 새보수당이 한국당과 연대를 할 가능성이 있다”며 “안철수계를 놓친 마당에 독자 세력으로 총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 한국당과 어떻게든 연대에 나설 것으로 본다. 그러나 새보수당 의원들이 ‘3원칙’을 철회하고 한국당에 복당할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본다”고 관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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