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영광 한빛원전 가동을 위한 바닷물 사용기한 연장을 신청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가뜩이나 원전에 대한 불신감이 커지고 있는데도 어업피해 예방 등 지역민을 위한 대책은 외면한 채 기한을 늘리는 데만 급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광군에 따르면 한수원은 오는 5월로 한빛원전 공유수면 점, 사용 허가가 만료됨에 따라 2042년 7월 말까지 기간을 27년간 연장해 달라는 신청서를 지난 21일 군에 제출했다.
6개 원전 가동에 필요한 연간 111억 5800t의 바닷물을 그때까지 연장 사용하겠다는 것인데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다. 연장 요구에 대한 거부 반응은 한수원이 자초했다고 한다. 한수원은 연장기한을 30년 요청했다가 영광군이 4년만 허가하자 감사원에 심사 청구를 했고 기각을 당했다. 온배수로 인한 수온 상승에 따른 해양 생태계 변화와 어업 피해 예방대책 미비, 방류제로 인한 원전주변 해역 변화에 대한 대책 미비 등 영광군이 제기한 문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가 있다. 한수원은 원전의 입장만 내세울 뿐, 지역을 위한 의무를 다하지 않아 퇴자를 맞은 셈이다. 그렇다면 주민을 위한 조치를 선결하는 것이 순서다. 그렇지 않고서는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없다고 본다. 한빛원전에서는 작년에 방사능 물질 유출사고가 발생했고, 최근 장기 점검후 재가동에 들어갔으나 핵심설비 고장으로 불시에 정지됐다. 따라서 주민들의 불신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수원은 영광군과 주민의 요구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원전으로선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한수원 당국은 진솔하게 주민과 소통해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