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수출 심장부… 육상 물류대란 폭풍전야 광양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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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07(화)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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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수출 심장부… 육상 물류대란 폭풍전야 광양항
육지운반 차단 광양항, 40여 개 천막서 노조 ‘총력 투쟁’
광양항 컨테이너 일 반출입량 파업 이후 1.5%대로 급감
“하루 평균 15시간 물류 배송… 안전운임제 영구화 필요”
항만공사 “물류 지연문의 잇따라… 장기화 시 대란 우려”
  • 입력 : 2022. 12.04(일) 18:45
“이윤이 노동권과 안전보다 먼저일 수는 없죠. 안전 운임제 영구화가 꼭 필요합니다.”
화물연대 총파업 아흐레째인 지난 2일 국내 최대 수출입 항만인 전남 광양시 광양항 출입구엔 40여 개의 농성 천막이 자리했다.
화물 노동자의 과로·과속·과적 운전을 막기 위해 최소 운송료를 보장하는 안전 운임제가 3년 일몰제로 오는 31일 종료됨에 따라 제도 확대·유지를 촉구하는 파업이 이어지면서다.
파업으로 운행을 멈춘 40t 트레일러 530여 대도 출입구 양옆 도로로 약 2㎞가량 늘어섰다. 차량마다 ‘안전 운임제 사수’와 ‘일몰제 폐지’가 적힌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평소 여수산단 등지에서 합성수지를 싣고 오는 화물차로 가득 찼던 항만 출입구는 적막감만 돌았다.
부둣가에선 선박들이 수출할 컨테이너를 싣고 바다로 향했지만, 육지 운반 통로는 꽉 막혔다.
배에서 내린 컨테이너가 장치장에 3~4층까지 쌓였지만 수입한 건초·사료 등을 싣고 나가는 화물차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따금 생물·식수 처리 화학약품 등 긴급 물류로 분류된 컨테이너가 노동조합·경찰·지자체 협의를 거쳐 출입구로 반출됐지만 사실상 육로 운송은 멈춘 상태였다.
노동조합원들은 컨테이너를 실은 화물차 기사가 항만 내부로 들어오려고 하면 파업 취지를 설명하며 되돌려보내기도 했다.
조합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안전 운임제가 보장돼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화물연대 파업 뉴스를 보던 한 조합원은 “안전 운임제를 해야 기사들이 먹고살 것 아니오”라며 북받치는 울분을 애써 참았다.
9일째 천막에 머무르며 숙식을 해결한 화물차 기사는 “파업이 길어지면서 생계가 걱정되지만 더 나은 노동 환경을 위해선 어쩔 수 없다”며 강 대 강 대치 속 끝없는 파업을 두고 한숨을 내쉬었다.
빨간 띠를 머리에 두른 조합원들은 화물연대 방송차에서 흘러나오는 투쟁가를 따라 불렀다. 이내 ‘투쟁’ 구호와 함께 결의를 다졌다.
조합원들은 안전과 노동권 보장을 위해 안전 운임제 보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여수산단에서 합성수지를 운반하는 50대 화물차 기사 A씨는 “기사들은 전국 각지로 흩어져 하루에 많으면 2~3번 광양항에 오간다. 평균 12~16시간 동안 1평(3.3㎡)도 안 되는 차량에서 운전하고 있어 피로가 극에 달한다”며 “거리마다 적정 운반비를 매겨 기사들이 과로·과속하지 않도록 하는 안전 운임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영인 광주전남 화물연대 조직2국장은 “정부는 (안전 운임제 확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조합원들의 생계를 볼모로 삼아 업무명령개시를 발동했다”며 “협상 자리에 앉아 기사들의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광양항 장치율(물건 적치율)은 62%대로 평상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파업이 길어질 경우 운송 차질은 불가피하다.
화물 주인들은 여수광양항만공사 측에 ‘물류가 언제 배송되냐’, ‘긴급 물류로 분류해달라’며 물류 지연에 대해 문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광양항만공사 관계자는 “파업 전 미리 긴급한 물류를 반출했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물류 적체 현상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화주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유관 기관과 협조해 긴급 물류는 반출하는 등 물류 차질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광양항 게이트의 하루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지난 10월 기준 8027TEU인 반면 지난 1일은 124TEU에 그치면서 파업 이후 1.5%대로 급감했다.
/손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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