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은 일제강점기 시집 ‘진례풍아(進禮風雅)’를 지역 향토문화유산 제3호로 지정했다고 2일 밝혔다.
진례풍아는 함평군 학교면 진례 지역 주민들이 일제강점기 말 6년여 간 22회 시회를 하면서 나눈 시 250여수를 담은 시집이다.
시사(詩社)는 서로 뜻이 통하는 사람들이 모여 시를 나누는 풍류의 장소이자 모임체다. 진례 시사는 1944년부터 1949년까지 운영된 함평군의 유일한 시사다.
진례풍아는 함평에 전해지는 유일한 원본이라는 점과 진례시사에 직접 참여하고 발간 당시 서문을 쓴 후손가에서 보존 및 전래돼 왔다는 점에서 가치가 매우 높다.
시사의 문화공간으로 활용된 학교면 진례 지역에서 관리되고 있으며, 후손과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우리말로 번역된 진례풍아를 펴내는 등 보존과 전승 의지가 높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일제 말 어려운 시국에도 시사를 결성해 전통문화와 정신을 계승하려 한 진례시사의 설립 정신이 광복 뒤에도 이어져 진례풍아로 간행됐다는 점에서 함평 향토문화사 연구에서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높은 기록유산이다.
함평군 관계자는 “원소장자인 신희상씨에게 기탁받은 진례풍아를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해 나갈 계획”이라며 “우리의 소중한 향토문화유산 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함평군 지정 향토문화유산은 제3호로 지정된 진례풍아를 포함해 제1호 월산사 및 유허비, 제2호 자선서원 등 총 3건이다.
/나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