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국방부가 일부 조항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진 광주군공항이전특별법 시행령과 관련, 광주시가 지자체의 부담을 강요하는 이른바 독소조항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12일 광주시에 따르면 국방부는 다음 주 초 광주군공항이전특별법 시행령에 대한 재입법예고를 공고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앞선 5월 18일 ▲종전부지 주변 지역 지정 절차의 명확한 규정 ▲사업비 초과 발생 방지를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무와 역할 ▲초과사업비 지원에 관한 절차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광주군공항특별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 기간 국방부가 공고한 시행령을 검토한 광주시는 제3조 제2항 사업비 초과 발생 방지 조항의 삭제를 강력히 요구했다.
이 조항은 광주군공항 이전사업과 지원사업을 시행함에 있어 초과사업비의 발생이 예상될 경우 종전부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그 예방을 위해 종전부지 개발계획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군공항을 이전하고 그 부지를 매각, 이익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하라는 의미다.
광주시는 군공항 이전은 국가사업으로 공공성이 우선해야 하는데 이 조항은 공공성을 저해하고 수익성만을 좇는 조항이라고 판단, 강하게 반발했다. 자칫 광주시가 행·재정적 부담을 떠안아야 할 수도 있는 만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쌍둥이법으로 동시에 입법예고된 대구·경북통합신공항특별법 시행령에는 사업비 초과 발생 방지에 대한 조항이 없어 형평성 차원에서도 맞지 않다고 광주시는 주장했다.
국방부는 입법예고 기간에 수렴한 광주시 등의 의견을 검토, 해당 조항의 일부 내용을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부지 가치 향상 방안 강구’ 등 지자체에 부담을 떠넘길 수 있는 문구가 새롭게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특별법 시행령에도 담겼다고 광주시는 설명했다.
복수의 광주시 관계자는 “국방부가 광주시의 건의를 받아들여 일부 조항의 문구는 삭제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삭제 문구와 유사한 내용이 신설된 것으로 보인다. 앞선 문구보다 다소 완화된 표현이지만, 그 문구가 그 문구인 것 같다. 필요에 따라 각자의 시각대로 해석할 여지가 큰 내용인 만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시와 입장이 같아진 대구시와 긴밀히 협조, 이 문구의 삭제를 국방부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