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의 특산물인 대봉감 농가가 봄철 냉해와 잦은 비, 탄저병 등으로 수확량이 급감해 울상이다.
29일 영암군과 금정농협 등에 따르면 대봉감 수확기에 접어들었으나 착과율이 예년에 비해 20% 수준에 그쳐 수확량이 지난해 보다 70~8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감꽃이 필 무렵인 봄철 냉해로 수정이 불량하고, 여름철 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한 낙과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영암지역은 지난 4월 초 기온이 2~7도가량 낮았으며, 북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과 쌀쌀한 날씨 탓에 서리가 내리는 등 농작물과 과수의 냉해피해가 발생했다.
이어 비가 많이 내린 9월에는 방제시기를 놓치면서 탄저병까지 덮쳐 착과율이 현저하게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확량이 급감하고 품질마저 떨어지면서 농가의 소득 감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영암군과 대봉감 최대 주산지인 영암금정농협은 지난 8월 농협의 수매에 참여하는 농가에는 20㎏에 최대 1만원을 지원해 주기로 협약했다. 재배 농가에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해 주겠다는 취지이다.
하지만 올 수매물량은 지난해 1000t에 턱없이 부족한 200~300t에 그칠 것으로 금정농협은 예상하고 있다. 지난 8월 예고된 수매 예정가가 지난해 2만 4000원에 비해 4만원으로 올랐으나 수확량 급감은 소득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금정농협 관계자는 “대봉감 수확이 시작됐으나 이상기온 등의 영향으로 감이 열리지 않아 수확을 포기해야 할 농가가 많다”면서 “봄철 냉해피해로 보험금은 받은 농가도 있지만 수확량 감소로 인한 전반적인 소득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영암 금정의 대봉감 재배면적은 650㏊로 단일면적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이다. 금정 대봉감은 타지역에서 생산되는 대봉감보다 당도가 높고 단맛이 풍부하며 비타민C 성분이 많아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영암=이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