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총선을 한 달 앞두고 당직자와 후보들에게 신중한 언행을 당부했다. 또 ‘원팀’ 정신을 강조하며 한목소리로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이재명 대표는 1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차 중앙선거대책회의에서 “저를 비롯한 우리 민주당의 모든 후보와 당의 구성원들도 앞으로 더 한 층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서 국민을 기만하는 권력은 언제나 국민으로부터 매서운 회초리로 심판받아왔다”며 “민주당도 예외가 아니다. 저부터 절실한 마음으로 선거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4월 10일은 심판의 날이다.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국민의 승리를 위해서 총력을 다하겠다”며 “오직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주권자인 국민 승리를 위해서 우리 민주당은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찬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선거 때는 말 한마디가 큰 화를 불러오는 경우가 참 많다”며 “가능한 문제가 될 말에 대해서 유념하고 상대방 말에 대해서도 귀담아듣는 그런 자세로 이번 선거에 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지금부터는 굉장히 신중하고 살얼음판을 걷는다”며 “여러 가지 선거 경험에 비춰보면 말 한마디 가지고 선거 판세가 바뀌는 경우를 여러 번 봤는데 그런 점에서 보다 신중하게 선대위를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부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이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도태우 변호사의 공천을 유지하기로 한 것에 대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재검토를 지시하던 한동훈 위원장은 꽤 멋있었지만, 유지로 결정한 오늘의 한 위원장은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5·18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한 이정표로 우리 공동체가 어렵게 합의한 내용”이라며 “합의를 존중하고 갈등과 분열 조장하거나 민주주의를 짓밟는 그런 일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2대 국회 개원 즉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개헌 논의에 착수하자며 “약속이 진심이라면 이를 위한 개헌 논의에 착수한다는 조건과 함께 여야 공통 공약으로 약속할 것을 제안한다”고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2년 동안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정권이 국민에게 보여준 모습이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고 전 정권 탓으로 돌리는 무능한 남탓 정치”라며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국민 이름으로 심판해야 한다. 민주당은 5·18 운동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진전시키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일부 후보들은 이미 구설수에 오른 상태다. 서울 강북을 공천을 받은 정봉주 교육연수원장은 과거 부적절한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다.
정 원장은 2017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평창 올림픽 관련 북한 스키장 활용 방안에 대해 대화하던 중 “DMZ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 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 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정 원장이 말한 ‘발목 지뢰’는 2015년 8월 4일 경기 파주시 DMZ에서 우리 군 부사관 2명을 크게 다치게 한 북한의 목함지뢰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으로 육군 제1보병사단의 하재헌 하사는 오른쪽 무릎 위와 왼쪽 무릎 아래, 김정원 하사는 오른쪽 발목을 절단했다.
발언이 논란이 되자 정 원장은 영상을 삭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과거 목발 경품 발언 직후 당사자께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 드리고 관련 영상 등을 즉시 삭제한 바 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마음으로 과거 제 발언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막말과 욕설 가득한 정봉주 후보의 언행을 보고 있자니 국민의 대표가 되겠다고 총선에 나선 후보의 가치관과 인식이 끔찍한 수준”이라며 “ “정봉주 후보의 저급한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 발언은 더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