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일 추석을 앞두고 대한응급학회와 간담회를 열고 응급의료 비상 상황 및 정부 정책 실태를 점검했다.
민주당은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의료특위)는 이날 대한응급학회 관계자들과 ‘응급의료 비상사태’ 간담회를 열고 “대안을 함께 점검하고 도움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옆에서 지켜보기에도 무리한 정부 정책의 시행과 강행 때문에 대한민국 의료 체계가 붕괴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건 응급실 문제다. 응급 의료 체계가 소위 뺑뺑이라는 이름으로 상징화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코로나 재유행, 사건·사고가 많은 추석이 다가오면서 현 상태가 계속 방치되면 심각한 국민의료 대란으로 국민 생명이 위협받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현 상황에 대한 정부, 여당의 인식이 심각하다면서는 “(정부, 여당이) 의료 현장에 가봐라, 별 걱정 없다고 한다든지 6개월만 버티면 이긴다든지 (말한다.) 전쟁하는 것도 아닌데 승부처럼 생각하는 관료까지 있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의료특위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도 “윤석열 대통령이 ‘현재 응급의료 체계와 응급의료 상황에 대해 비상진료 체계가 원활히 작동되고 있다, 가보면 느낄 것’이라고 했다. 이를 듣고 많은 국민이 ‘어느 나라에 사는 거냐’고 했다”고 말했다.
대한응급학회 관계자들도 현장에서 체감하는 의료대란 실태를 전하며 국회 차원의 의정갈등 중재를 요청했다.
정경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중증 외상환자 치료는 외상센터가 세워지고 여러 노력을 통해 국가 지원 하에서 이 수치들이 감소돼왔고 그래서 응급실 뺑뺑이가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3분의1은 감소해 0%를 향해서 일들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최근 정부에서 진행한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 프로젝트 및 정책을 통해서 오히려 이 일들이 역행하고 있고 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진들끼리는 외상센터 생기기 이전으로 돌아간다고 보고 있다. 이 일들이 개선되기까지 10년 넘게 걸렸지만 돌아가는 데 6개월이 안 걸리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조항주 대한외상학회 이사장은 “당직하는 사람들은 점점 업무 스트레스나 환자를 아무리 살리고 싶어도 내가 할 수 있는 제한이 있구나, 그에 대한 절망감도 느끼게 됐다”며 “외상센터가 그 전에도 인기가 없었고 이후 점점 떨어져 의료대란 사태 이후엔 사람들이 더 많이 지쳐 신규 인력들이 더 들어올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성우 대한응급의학회 정책이사는 “응급의료는 지난 30년 동안 부족하지만 꾸준히 개선되고 발전해왔는데 30년간 해온 노력이 완전히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이젠 민주당을 포함해서 국회가 나서서 이 의정갈등을 중재해주고 해결하는 데 크게 도와주길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호소했다.
의료특위는 비공개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날 회의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경증환자 응급실 본인부담 비용 관련 대책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다.
박주민 의원은 “현장에서 경증이냐, 중증이냐 판단하는 게 불가능할뿐만 아니라 중증으로 과대하게 분류하는 게 회피 가능하고 예방 가능한 상황을 줄이는데 오히려 유의미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증으로 과소분류했다가 제대로 치료 못 받는 상황을 발생시키면 안 되지 않나”라며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합리적이지 않을뿐 아니라 현실적이지도 않다는 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