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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 시간) 복수의 중재국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 외교관들은 국제 사찰단의 (핵 시설) 방문 재개를 허용하는 방안에 어느 정도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강경파 반대에 부딪혀 논의가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이 20일 테헤란을 방문해 중재안을 전달했는데, 카타르 매체 알아라비에 따르면 중재안에는 카타르 내 이란 동결자산 60억 달러의 이자수익을 이란에 지급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 시설 비공개 방문을 허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란 강경파는 IAEA 사찰 재개를 핵 문제 양보로 해석하며 격분한 것으로 알려진다. 복수의 소식통은 “중재국 측이 ‘미국의 공격 재개를 막으려면 협상에 진지하게 나서야 한다’고 말하자 이란 당국자들이 분노했다”고 기류를 전했다.
이란 안보 수장인 모흐센 레자이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이날 무니르 참모총장을 만난 뒤 “핵 프로그램은 국부(國富)”라며 “우라늄 단 1g도 이란에서 반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재국 측은 고농축우라늄 일부를 러시아로 이전하는 방안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거부를 못박은 것이다.
이란 정권은 대신 지난달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 측에 타진했다가 거부당한 ‘7일 종전안’ 수용을 끝까지 촉구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이날 무니르 총장에게 “미국에 전달한 새로운 내용은 없다”며 “뉴욕에 냈던 조건이 이행돼야 한다. 7일 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할 수 있는 조치가 실현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란은 당시 미국이 ▲모든 전선 적대행위 중단 ▲이란 동결자산 해제 ▲해상 봉쇄 해제·석유 제재 철회 등을 받아들일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열고 핵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단 미국의 공격 중단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맞바꾸고, 고농축우라늄 등 핵 문제는 전쟁이 마무리된 뒤에 별도로 다루겠다는 것이다.
레자이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미국이 이란의 7개 조건 중 일부에 동의했으나, 우리는 이것이 불충분하다(INADEQUATE)고 판단한다”며 미국이 자국 요구를 전면 수용해야 협상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 재개 조건으로 이란의 핵 관련 가시적 조치를 요구하고 있어 양국이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이다.
JD 밴스 부통령은 지난 5일 로이터 인터뷰에서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전력 생산에 60%로 농축된 우라늄이 필요하지는 않다”며 “우리는 이란이 실제로 어떤 조치를 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중재국 측은 비교적 타협 가능성이 있는 IAEA 사찰 재개를 담은 중재안을 마련해 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지난달 25일 미국 CBS에 “사찰 문제는 협상 과정에서 합의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란은 결국 종전 및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먼저 타결한 뒤에 핵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기존 원론을 고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전 기자 Danielyongjenkim@gmail.com

2026.10.22(목) 17: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