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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 앞둔 광주 대인시장 “값 내려도 발길 끊겨 답답”

지역 대표 전통시장이지만 비교적 한산한 모습
시장 내 좁은 골목 곳곳에 빈 가게가 눈에 띄어
“지난해 최악인 줄 알았는데 올해 장사 더 안돼”

2019. 09.10(화) 17:46
“명절 대목은 무슨. 가격을 지난해보다 낮춰 팔아도 손님이 없잖소.”
추석을 닷새 앞둔 지난 9일 오후 광주 동구 대인시장. 역사를 자랑하는 지역 대표 전통시장이지만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동문다리 입구 등 큰 골목가에 자리한 가게는 상인들이 문을 열고 판매대에 내놓을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었지만 시장 내 좁은 골목 곳곳에 빈 가게가 눈에 띄었다.
그래도 손님들 발길이 닿는 곳은 추석 차례상에 올릴 수산물·과일 가게였다. 제수음식 장만을 위해 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바구니와 손수레를 들고 다니며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한 생선 가게에서는 값을 흥정하는 시민과 상인 간 흥정이 벌어졌다.
“민어가 지난 설 때보다 비싼 데도 크기가 작다”, “어획량이 줄어 그래도 싸게 드리는 거에요.”
가격이 못내 아쉬운 듯 한참을 고민하던 한 70대 주부는 “방송을 보면 어획량이 늘었다던데…”라고 말꼬리를 흐리며 3만6000원에 민어 3마리를 구입했다.
30여년째 수산물을 판매해온 이 가게 상인은 “지난해 경기가 최악인 줄 알았는데 올해 장사가 더 안 된다”며서 “국산 참조기 20마리에 5~13만원까지 선택이 다양하지만 주머니를 여는 손님은 별로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물가가 오른 것도 아니다. 도매가는 올랐지만 그나마 있던 손님 발길이 끊길까봐 판매가는 올리지도 못한다”며 “대하는 3년전 가격과 똑같이 판매해도 사가는 손님이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실제로 국산 대하는 1㎏ 당 2만원이 적정 이윤을 남길 수 있는 가격이지만, 실제로는 1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인근 건어물 가게에서 명태 포를 뜨던 이하님(65·여)씨는 “평소엔 개시조차 못하고 장사를 접는 경우가 있지만 간혹 2~3명씩 가게를 찾는 걸 보면 명절이긴 한가보다”고 토로했다.
수산물 도매상인 김명재(32)씨는 “꽃게 1㎏을 판매하면 3000원 가량 남는다. 그나마도 인건비 등 부수비용을 제외하면 사실상 이윤 남는 것이 없다. '울며 겨자먹기' 식이다”고 말했다.
배추도 5단을 팔아야 운임을 빼고 나면 겨우 1만원 남짓 정도의 돈이 상인들 주머니에 남는다.
35년째 건어물·채소 가게를 운영한 노순애(64·여)씨는 “하루 매출이 5만원 넘기기도 힘들다”면서 “손님 발길이 끊긴 것은 물가 때문 만은 아니다. 가격은 어디든 엇비슷하고 도매상이 많은 전통시장이 훨씬 저렴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근 아파트 재개발로 원주민들이 떠나면서 주 고객층인 60~80대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 명절 때마다 자손들 먹일 음식 손수 장만하는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과일 가격도 지난해에 비해 저렴한 편이었다. 사과는 지난해 1만원으로 3개를 살 수 있었지만 올해는 4개까지 구입할 수 있었다. 품질이 좋은 배는 개당 5000원에 팔던 것이 올해는 400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지난해 1상자당 2만7000원까지 거래되던 포도는 올해 2만원짜리 상품도 시장에 나왔다.
47년째 과일을 판매하고 있는 김삼례(82·여)씨는 “고육지책으로 가격을 내려도손님들이 아예 시장에 오질 않으니 소용 없다”며”반년 전이지만 지난 설보다도 더 장사가 안 된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같은날 광주문화재단 직원 100여 명이 지역상생 취지로 대인시장을 찾았다. 이들은 선물받은 상생카드를 이용해 물건을 구입했고 시장 곳곳에는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김 씨의 과일 가게에도 명절 선물용을 마련하려는 발길이 이어졌다.
광주문화재단에서 근무하는 김지원(54)씨는 “시장이 명절 분위기가 전혀 안 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산지에서 온 싱싱한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전통시장을 시민들이 애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아올 자녀들을 위해 장보기에 나선 이강림(68·여)씨는 “집에서 가까운 시장을 자주 찾는 편이다. 같은 가격이면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에서 파는 상품이 양·품질 모두 월등하다”며 미소지었다.
인근의 남광주시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수산물가게가 늘어선 거리에는 30여 명이 오갔지만 지갑을 여는 손님들은 많지 않았다.
20여년째 가게를 운영 중인 김영언(73)씨는 “추석이 아직 2~3일 남았기 때문에 기다려봐야겠지만, 이대로라면 '대목'이란 말이 무색하다. 그나마 명절 선물을 대량 주문, 택배로 배송하는 단골손님이 있어 가게를 유지한다”고 전했다.
/최성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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