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프리카’ 야외노동자·시민들 폭염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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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23(목) 17:42
사회
‘광프리카’ 야외노동자·시민들 폭염과의 전쟁
배달노동자·시민, 차가운 음료·그늘막 더위 달래
이달 말까지 낮 최고기온 34~35도… 31일 비소식
  • 입력 : 2021. 07.28(수) 17:29
“배달 1시간 하면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미지근해져요.”
폭염특보가 22일째 이어진 28일 오후 광주 동구 서석동 동구청 오거리.
이날 낮 최고기온이 33.9도를 육박한 광주 도심은 불볕 더위에 펄펄 끓었다. 야외에 주차된 차량 보닛에 손을 대면 금방 화상을 입을 정도로 불볕더위가 맹위를 떨쳤다. 광주 아프리카라는 ‘광프리카’가 실감나는 폭염이다.
배달기사들은 뙤약볕과 지열을 온몸으로 마주하며 흡사 용광로처럼 달궈진 아스팔트 위를 달렸다. 태양의 위협에 나름 팔토시·긴바지·장갑으로 중무장했지만, 열기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한 배달기사는 배달지에 도착한 뒤 숨 돌릴 새 없이 음료를 들고 건물 안으로 향했다. 배달기사가 내린 이륜차 안장과 조향 장치엔 땀 자국이 선명하다.
배달기사는 1~2분 만에 이륜차로 돌아와 얼음이 녹은 아메리카노를 벌컥 벌컥 들이켰다. 배달기사 장모(26)씨는 “이륜차에 얼음 가득 넣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가지고 다니면서 수분을 섭취한다. 점심 1시간 동안 배달하면 금세 미지근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배달기사 김모(42)씨도 “점심시간 배달 10건 중 2건을 마쳤는데, 이미 상의가 땀으로 흠뻑 젖었다”고 옷매무새를 고쳤다.
트럭에 복숭아를 싣고 파는 김모(50)씨도 차양막 없는 도로 한 복판에서 손님을 응대했다. 김씨는 “숨을 못 쉴 정도로 덥다. 유동인구가 많은 점심 때만 장사하고 영업을 마칠 생각이다”며 흐르는 땀을 닦았다.
시민들은 거리에서 양산·부채로 그늘을 만들거나, 손 선풍기로 더위를 식혔다.
인도는 한산한 반면, 횡단보도 인근 그늘막엔 시민들이 옹기종기 모이는 등 땡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은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인근 정자엔 노인들이 연신 부채질을 하면서 숨을 고르기도 했다. 연일 이어지는 불볕 더위 속 광주시·자치구도 폭염 피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광주 동구는 청사·동 행정복지센터·노인종합복지관 16곳에 ‘양심양산 대여소’를 마련했다. 광주 시민 누구나 장부에 인적사항을 기록한 뒤 최대 10일 동안 양산을 빌릴 수 있다. 대여소는 오는 9월30일까지 운영한다.
광주시는 폭염에 대비해 무더위 쉼터 1502곳을 설치했다. 쿨루프(햇빛 반사·옥상 열기 축적 감소 장치) 86곳, 쿨링포그(도심 열섬현상 저감 장치) 22곳을 설치했으나 쿨링 포그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운영을 중단했다.
또 5개 구청은 2억5000만원을 들여 살수차를 운영한다. 보도 온도를 낮춰 보행자 체감 더위를 낮추는 ‘쿨페이브먼트’ 사업도 추진한다.
폭염을 나는 어르신을 위해 ‘노인 맞춤 돌봄 방문 서비스’도 주 1회 운영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34~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된다. 이달 31일, 다음 달 1~2일엔 비가 내려 더위가 한 풀 꺾이겠지만, 이후 다시 불볕 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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