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립미술관이 미술관 인근 대나무숲에서 일어나는 죽순 무단 채취로 매년 골머리를 앓고 있다.
7일 광주 하정웅미술관에 따르면 지난해 미술관 뒤편에 위치한 서구 농성동 상록근린공원 대나무숲에서 죽순 100여 주 중 절반이 무단 채취됐다.
무단 채취는 해마다 죽순이 자라나는 4~5월에 반복되고 있다.
대나무 300여주는 미술관이 전남도지사 공관으로 사용된 지난 1980년대부터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은 기관이 이전하면서 지난 2008년 미술관으로 바뀌고, 대나무숲 일대에는 상록근린공원이 들어섰다. 공원 사업이 추진되면서 대나무숲을 둘러싸고 있던 울타리도 제거됐다.
공원 시설물 등을 관리하는 미술관 측은 주민들이 대나무숲을 자유롭게 오가면서 이른바 ‘죽순 도둑’이 생겨난 것으로 보고있다.
주로 어르신이나 주부들이 반찬용으로 죽순을 채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공원 및녹지 등에 관한 법률 제49조는 나무를 훼손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무단 채취가 이른 새벽이나 밤에 일어나고 있어 단속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미술관 측은 무단 채취를 막기 위해 숲 일대에 출입 제한 띠를 두르고 죽순 채취 금지를 안내하는 현수막을 붙였다.
광주 하정웅미술관 관계자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단호한 행정 처분을 하는데 한계가 있어 수시로 순찰하면서 금지 규정을 안내하고 있다”며 “공원 미관을 위해 죽순 채취를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박홍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