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이 3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국혁신당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최대 15%에 이른다는 결과가 나왔다. 윤석열 정권 심판과 검찰 정권 종식을 앞세워 윤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야당 지지층의 호응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명성이 지지율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총선 비례대표 투표 정당을 물은 결과 조국혁신당은 15%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30%, 민주당 계열 비례정당 21%를 기록했다. 개혁신당은 4%, 새로운미래 2%, 녹색정의당 2%, 없다 19%, 모름·무응답 5%로 나타났다(응답률은 12.8%,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날 발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조국혁신당은 두 자릿수 지지율을 넘었다.
여론조사 업체인 메트릭스가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의 의뢰로 지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미래 28%, 민주개혁진보연합 14%, 조국신당 13%, 개혁신당 3%, 새로운미래 2%, 아직 결정하지 않음 31%로 나타났다(응답률은 11.7%, 표본오차 는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 민주당과의 ‘따로 또 같이’ 전략이 통한 측면이 있는 한편 조 대표의 사법리스크만 유독 비판하는 것에 대한 반발 정서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전 수석은 이날 라디오에서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을 뽑는) 구조적 가능성이 열려 있고 또 하나는 윤석열 대통령이나 이재명 대표나 조국 대표나 다 비슷한데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이는데 왜 조국만 안 된다고 하냐(하는 정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수석은 “사법 리스크, 위선이니 뭐니 해서 심판을 받긴 했지만 다른 두 분들도, 그런 데부터 자유롭지 않지 않냐”며 “그런데 왜 조국만 유독 나쁘다고 하냐, 여기에 대한 반발 정서도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상승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핵심 지지층이 겹치는 조국혁신당의 상승세를 부담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다만,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윤석열 정권에 반대하는 정당과 연대할 수 있다는 기조에서 조국혁신당과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희가 보기에도 민주당의 일부 지지자가 (비례대표 투표에서) 조국혁신당으로 옮겨가는 것이 있다”며 “지역구에서는 연합하고, 비례에서는 일정하게 건강한 경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조국 대표에게 ‘같이 이기자’고 발언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연대는 아니지만 내용적으로 그런 측면이 있다”며 “’윤석열의 강’, ‘검찰독재의 강’을 함께 넘자고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조 대표의 자녀 입시비리 문제가 중도층 확장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그렇게 따지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자녀분 스펙 쌓기는 열 배는 큰 잘못이 있어 보인다”며 “그것은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고 덮어버리지 않았나. 오히려 중도층에는 더 큰 문제 아니겠느냐”고 반박했다.
비례대표 투표에서 직접적인 경쟁자인 제3지대 정당들은 조국혁신당의 등장에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응천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대표가 이 대표를 예방하면서 연대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해 “선거 연대가 아니고 방탄 연대”라고 날을 세웠다.
조 최고위원은 “두 분 다 법원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신분”이라며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을 농락하고 희화화시키는 아주 엽기적인 장면”이라고 일갈했다.
조 최고위원은 “제가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에서 레드팀을 맡으면서 ‘조국의 강’을 건너야 된다고 수차례 얘기를 했었고 이 대표는 조국 사태에 대해 민주당이 공정성에 관해 사실 심각한 국민적 실망감을 드린 데 대해 사죄를 드린다고 사과를 한 서너 번 했었다”고 지적했다.
조 최고위원은 “그러면 대선 때 했던 그 얘기는 무엇이냐. 선거 유불리에 따라서 그때는 강을 건넜다가 다시 조국의 강에 지금 다시 입수하고 다이빙하고 헤엄을 치는 거냐”고 덧붙였다.
조 최고위원은 “그래봐야 조국신당의 표는 민주당 몫”이라며 “두 당의 관계는 제로섬의 관계다. 민주당 비례정당으로 가느냐, 조국신당으로 가느냐의 차이 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최고위원은 조 대표가 민주당 표가 아니라 개혁신당과 정의당의 표를 가져오고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조국 대표의) 희망 사항이다. 중도 확장성은 1도 없다”며 “오히려 민주당보다 더 왼쪽에 있는데 어떻게 중도층이나 합리적 보수 쪽에 소구를 하겠느냐”고 했다.
한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이 대표와 조 대표가 4·10 총선 연대의 뜻을 밝힌데 대해 “국민에게 대단히 해로운 결합”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