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헌법수록 또 빠졌다”... 尹대통령 기념사 “맹탕·실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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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6.12(수) 17:04
정치
“5·18 헌법수록 또 빠졌다”... 尹대통령 기념사 “맹탕·실망”
광주시의회 5·18 특위 기습 손팻말
“아쉽다” “쭉정이 뿐” “실망스럽다”
3년 연속 참석, 기념사는 원론 그쳐
  • 입력 : 2024. 05.19(일) 17:48
윤석열 대통령이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며 ‘임기 내내 참석’ 약속을 이어갔지만 기념사에선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오월단체와 시민사회는 대통령 기념사를 놓고 “아쉽다”, “맹탕이다”, “실망스럽다” 등의 냉담한 반응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44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취임 이래 3년 연속 참석으로 ‘임기 내내 5·18 기념식에 오겠다’던 약속을 지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1980년 5월 광주의 뜨거운 연대가 오늘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이룬 토대가 됐다. 대한민국이 오월의 정신으로 자유민주주의의 꽃을 활짝 피워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정치적 자유와 인권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를 빠르게 성장시켜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복원하고 국민이 누리는 자유와 복지의 수준을 더 높이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5·18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언급은 사실상 없었다. 집권 3년 차에 접어들었고 22대 국회가 곧 개원하는 만큼 구체적 실천 계획이나 여야 논의 촉구 등을 담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미치지 못했다.
이날 기념식 중에는 내빈으로 앉아 있던 광주시의회 5·18특별위원회 소속 시의원 8명이 윤 대통령의 기념사 직전 기습 손팻말 시위를 벌였다. 일제히 일어난 의원들은 기념사 내내 ‘5·18 헌법 전문 수록’이 한 글자씩 적힌 손팻말을 펼쳐 들었다.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도 시의원들 곁에 다가가 섰으나 별다른 제지는 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기념사가 끝나자 손팻말을 들고 있었던 시의원들은 뒤돌아서서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기념식장 일각에선 환호 또는 박수갈채가 나왔다.
올해 대통령 기념사에 대해 지역사회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양재혁 5·18민주유공자유족회장은 “이미 5·18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끝났고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항쟁이 됐다. 헌법 정신에 새길 만한 가치가 충분한데도 3년 연속 기념사에서 ‘헌법’이라는 단어 언급조차 없어 아쉽다”며 “대통령 배웅할 때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관심을 부탁드렸더니 ‘잘 챙겨보겠다’고만 했다. 앞으로 진전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대표는 “올해도 쭉정이 뿐인 맹탕 기념사다.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유족과 광주시민 앞에서 고작 이런 말 뿐일까 한심하다. 5·18 기념사에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양극화를 언급하는 것은 좀 뜬금없다”며 “시민들이 그토록 요구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이야기는 듣고도 모른 체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3년 연속 5·18 기념식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하다. 다만 ‘5·18 정신 헌법전문수록’이 기념사에서 언급되지 않아 무척 아쉽다. 3·1운동이 일제 저항운동이었고 4·19혁명이 이승만 반독재 투쟁이었듯 5·18은 국가폭력에 대한 시민들의 투쟁이었다”며 “국민이 듣고 싶어했던 그 말은 ‘5·18 정신 헌법전문수록’ 이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에도 윤 대통령은 43주년 기념사에서 “오월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이고 우리가 반드시 계승해야 할 소중한 자산입니다”라며 5·18을 국가의 이념적 토대가 되는 항쟁으로서 존중했다.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실천 의지나 방법 등은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취임 8일 만에 참석한 5·18 42주년 기념식에서도 “오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입니다. 그 정신은 우리 모두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산이다”라고만 해 원론적 수준에 그쳤다.
명준성 기자 myungjp2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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