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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대학교 아동노인복지과 교수)
기초연금 공약 수정으로 인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65세 이상 전체 노인에게 20만원씩을 보편적으로 지급하겠다고 하였던 지난 대선공약을 재정적 부담을 이유로 소득하위 70%에 속하는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연계해 매월 20만원에서 10만원까지 차등적으로 지급하겠다는 정부의 수정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여당에서는 국가재정 여건을 고려한 불가피한 조정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있고, 대통령은 공약대로 지급하면 2040년에는 157조원의 재정 소요가 발생하여 미래세대에게 과도한 부담을 넘기는 문제가 있어 공약을 그대로 시행하지 못해 죄송하며, 일정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 부분들은 임기 내에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였다. 이에 대해 야권에선 수정안이 시행되면 장기적으로 사회불안이 심화되고 국가발전을 저해할 것이 우려되므로 공약을 지키라고 요구한다.
노인을 수혜자로 하는 기초연금에 대한 뜨거운 논쟁은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를 두 축으로 대별된다. 어느 방향을 선택할 것인가는 정치사회 및 경제발전 등 환경변화에 따라 바람직한 복지정책 방향을 제안하고 국민의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복지에 대한 논란의 불씨는 처음 서울시의 무상급식 문제에서 살아나 의료, 무상보육,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거쳐 이제는 기초연금 문제로 번졌다. 기초연금 수정안은 공론화를 형성하는 시간이 필요했음에도 시간이 부족하여 조급함을 보인듯하다. 수정안 발표이후 각종 여론 조사결과에서도 절반 이상이 정부입장은 이해하지만 국민을 상대로 충분히 이해를 구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는 반응이다.
물론 정부는 재원마련을 위한 증세, 지하경제 양성화, 부유세 신설 등의 세원발굴도 검토하였을 것이다. 지난 3∼4년간 우리나라 복지지출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빨리 증가하였으나 노인복지지출비중은 경제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낮다는 점도 반영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노인들에게 기초연금을 보편적으로 지급하게 되면 중장기적으로 예산부담이 커서 재정안정성을 해치므로 미래세대를 위해서는 수정안을 제시할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는 기초연금 제도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은 별도로 하더라도 궁색하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에서는 여전히 빚잔치로 저들의 잇속만 챙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세계 8위의 교역국이다. 하지만 노인빈곤 실태를 보면 비참하다 못해 처참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자살률은 OECD 30개 국가 중 1위. 노인빈곤률도 OECD국가 평균 13.3%의 3배가 넘는 45.1%로 역시 1위다. 공공사회복지지출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노인복지지출 비중이 1.7%로 멕시코(1.1%)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노인복지 현금지출과 빈곤률과의 상관계수는 -0.38, 이는 노인복지에 쓰는 현금지급비중이 높을수록 노인빈곤률이 낮아진다는 점을 의미한다.
국제노인인권단체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녈이 발표한 91개국의 노인복지수준을 보면 우리나라는 100점 기준에 39.9로 67위다. 남아프리카공화국(65위), 우크라이나(66위), 도미니타공화국(68위), 가나(69위)와 비슷한 권역이다. 건강분야는 8위, 고용 및 교육분야 19위, 자립·자유분야는 35위다. 그렇지만 연금과 노인빈곤률 등을 반영한 소득분야는 91개국 중 90위로 아프가니스탄(91위) 때문에 겨우 꼴지를 면했다. 노인과 함께 살아가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럽다.
노인소득이 적은 이유는 고령사회에 대비한 사회안전망을 갖추지 못하였거나 부실하다는 의미다. 국민연금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소득 가운데 노동을 통한 근로소득비중은 58.4%로 OECD국가(평균 21.4%) 중 가장 높고, 노인이 무상으로 얻을 수 있는 소득(연금 등 정부지원)은 프랑스의 경우는 86.7%의 비중이지만 우리는 15.2%에 불과하다. 또한 노후에 받는 국민연금은 2007년 삭감을 실시하여 소득대체률이 계속 낮아져 안정된 노후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가 된다. 정부는 기초연금 등 다양한 사회안전망을 다각도로 마련하여 노인소득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현재 노인빈곤의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사안이 아니다.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에게 삶의 희망과 의지를 줄 수 있는 정부의 노인복지부문의 현금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녀는 있으나 의지할 수 없어, 자녀에게 부담되기 싫어 죽음을 선택하는 노인, 수술하면 자식들에게 부담이니 몸이 너무 아파 못 견뎌 먼저 가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자녀의 재산 여부로 차량이 있다는 이유로 최저생계비도 지원받지 못하고 빈곤과 병고에 신음하면서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노인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그러나 현실은 기초노령연금을 하위 70%에게만 지급하는 축소 방향으로 가고 있다. 재정형편상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이해한다. 실행에 옮기지 못한 부분들은 시기를 앞당겨 실천할 수 있도록 정부는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다양한 노인복지지원을 통해 노인복지지원 비율을 높여 복지지출 하위권, 노인복지 꼴찌, 노인빈곤률 1위, 노인자살률 1위라는 치욕스런 불명예를 씻어 주길 바란다. 선진국수준은 아니더라도 노인들이 살만한 나라는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국가재정 및 경제파탄을 운운하며 복지를 정치의 포퓰리즘으로 매도하는 시대에 역행하는 사람들에게는 노인복지지원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있기를 촉구한다.
편집팀 tdh1234@naver.com

2026.10.06(화) 2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