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최초이자 전국 5번째로 서기동 전남 구례군수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가 내달 4일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련기사 8면
더욱이 내년 6ㆍ4지방선거를 6개월 여 앞두고 실시되는 주민소환 투표는 내년 선거의 전초전 양상도 띠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달 서기동 구례군수가 광주지방법원에 제출한 주민소환투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지난 11일 기각됨에 따라 구례군선관위는 오는 14일 선거관리위원회를 열어 서 군수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를 발의할 예정이다.
서군수는 수뢰 혐의에 대한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사실과 과도한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소환 투표 절차를 중단해 달라고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했지만, 광주지법 행정부는 “ (소환 투표를 진행한다 해도) 서 군수 측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일단 선관위의 주민소환투표 발의와 동시에 서 군수의 직무는 자동정지된다. 어찌됐든 지난 2011년 수뢰혐의로 법정구속 됐다가 2012년 1월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나오기 전까지 직무가 정지된 이후 또 다시 직무정지를 당하게 됐다.
그 공백은 김채홍 부군수가 대행하게 되지만, 주민소환투표결과에 따라 업무공백이 짧게는 20일, 길게는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수 도 있다.
이에따라 주민소환투표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민소환 투표는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해야 성립하고 3분의 1 이상 투표했을 경우 과반수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군수직을 박탈할 수 있다.
현재 구례군 유권자 수는 2만2000여명. 오는 25일 투표인 명부가 확정되지만, 현재대로라면 주민소환 투표가 유효하기 위해서는 7300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하고 이중 최소 3700명이 찬성하면 주민소환이 성립된다
투표 결과에 따른 시나리오는 정해져 있다. 주민참여가 낮아 유효투표가 아예 이뤄지지 않거나 투표 결과 압도적 표 차이로 주민 소환이 부결되면 서 군수는 오히려 안도할 수도 있다. 오히려 6개월 남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 가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주민소환이 가결되면 군수직 박탈과 함께 구례군은 6개월 이상의 수장없는 군정공백이 불가피해진다. 서 군수가 내년 지방선거에 곧바로 출마할 수는 있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수도 있다.
주민소환이 근소한 차이로 부결되더라도 서 군수는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주민소환이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일도 아니다.
숫자에 논란이 있긴 하지만 구례지역 유권자 4000여 명이 주민소환 청구절차에 서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표과정에서 서 군수측과 주민소환추진운동본부측의 힘겨루기(?)가 예상되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서 군수에 대한 주민소환은 지난 2011년 11월 ‘서 군수의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법정구속 됨에 따라 장기간 군정공백 유발’을 사유로 구례지역 유권자 4000여 명이 청구절차를 진행했으며 서 군수는 2011년 1심에서 법정구속 됐다가 2012년 1월 항소심과 그해 10월 대법원에서 잇따라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구례=임종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