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되지 않은 장소에 현수막을 걸면 과태료와 함께 형사입건 됩니다”
광주 남구 봉선동 아파트 밀집촌 앞 4거리 횡단보도 인근에서 빵가게를 운영하는 A(58)씨는 현수막 때문에 한바탕 전쟁을 치렀던 지난해를 떠올리면 아직도 신경이 곤두선다.
중견 건설업체의 이름으로 ‘1억원에 오피스텔 2채 구입 가능’의 내용이 담긴 광고 현수막이 매일 가게 앞 나무에 걸려 영업에 차질을 빚은 것이다.
심지어는 이 현수막으로 인해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었다. 차량의 시야가 횡단보도 양 옆의 나무 아랫부분에 걸린 현수막에 가려 도로로 뛰어든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해 사고를 낼 뻔 한 것.
이 때문에 A씨는 구청에 현수막을 걷어 줄 것을 수십차례 요청했다. 하지만 이 현수막은 공무원이 근무를 하는 오전에는 사라졌다가 퇴근 무렵에 다시 걸리는 형태로 바뀌었다.
A씨는 현수막을 거는 업체에 “현수막이 빵가게를 가리고, 불법 이니까 걸지 말아달라”고 사정도 했지만 소용 없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불법현수막은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A씨는 “구청 단속요원과 숨박꼭질을 하며 현수막을 걸던 업자들이 경찰의 단속까지 더해져 행정처분과 형사처벌까지 받게 되니까 쉽게 걸지 않는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광주 지역에서 지난해 불법현수막과 관련해 경찰이 적발, 구청에 통보한 사례는 656건에 이른다.
경찰은 사진 촬영 뒤 기본적인 조사는 할 수 있지만 현장에서 불법현수막을 회수하지는 못한다.
반면 행정기관은 현장에서 회수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현수막 제작 의뢰 업체가 “광고물 부착 용역업체에 지정된 장소에 걸어달라고 요구했는데 지키지 않았다”고 발뺌을 해 과태료를 쉽게 부과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현장 증거가 있어야 하는데 인력 부족 등으로 수거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남부경찰과 남구청은 법망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불법현수막 근절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합동 단속에 나서고 있다.
불법현수막을 걷을 수 있는 행정의 권한에 법 규정 위반을 적용할 수 있는 경찰의 권한이 더해졌다.
경찰과 구청은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두달여동안 집중단속을 벌여 남구 지역에서만 1.5t 트럭 2대, 1500여장을 회수했다.
동시에 오피스텔 분양 광고 현수막을 무분별하게 설치한 건설업체와 부착한 용역업체에는 지난달 18일 과태료 480만원을 부과했고, 옥외광고물 관리법 위반과 경범죄처벌법 혐의도 적용했다.
또 남부경찰은 야간에도 단속을 벌여 불법광고물 부착 업체 46곳을 현장에서 붙잡아 즉결심판에 넘겼다. 이 중 상습적으로 현수막을 부착한 업체 6곳은 보강 조사를 벌여 형사입건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경찰의 조사를 토대로 과태료를 부과하니까 업체들도 발뺌을 쉽게 하지 못한다”며 “연초나 주말에는 불법현수막이 넘치는데 남구지역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태료는 현수막 크기와 게첨 수 등을 고려해 최대 500만원을 부과한다”고 덧붙였다.
남부경찰서 이용관 생활안전과장은 “예전에는 광고물 제작 업체가 현수막 설치까지 했지만 최근들어서는 현수막 설치만 대행해 주는 업체까지 생기고 있다”며 “아르바이트 임금도 5시간에 5만원 정도로 높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학생을 비롯해 40~50대 중년까지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현수막은 도심 미관을 해칠 뿐만아니라 사람이 많이 다니는 장소에 설치돼 있어 교통사고 등을 유발 할 수 있다”며 “특히 올해는 지방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현수막이 많아 질 것으로 예상돼 구청과 합동으로 강력 단속을 벌일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박문열 기자
편집팀 tdh1234@naver.com

2026.10.06(화) 21:22












